
NC 김태군(왼쪽). 사진제공|NC 다이노스
투수는 가장 예민한 직업 중 하나다. 정상급 투수도 완벽하게 공을 던지다 심판의 볼 판정 하나에 급격히 무너질 때가 있다. 포수가 누구냐에 따라 투수의 성적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 법이지만 타자와 싸워야 하는 투수에게 포수는 절대적인 의지의 대상이다. 투수는 대부분 야구선수들 중에서도 자존심이 매우 강하다. 전 타석에서 직구를 던졌다 홈런을 맞은 타자가 나오면 또 직구로 삼진을 잡고 싶은 것이 투수의 마음이다. 이 때 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투수의 자존심을 지켜주며 전략적인 판단으로 타자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포수 출신인 NC 김경문 감독은 포수를 평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은 ‘투수와 신뢰’라고 믿는다. 김 감독은 2013년 NC의 1군 데뷔를 앞두고 LG에서 보호선수 20명에서 제외된 김태군을 선택했다.
NC에서 5년째 주전포수. 김태군은 29일까지 리그 도루 저지율 9위(0.265)를 기록하고 있다. 도루허용의 책임은 투수에게도 크지만 46경기에서 0.484의 놀라운 도루 저지율을 보여주고 있는 KIA 김민식과 비교하면 평범한 수치다. 두산 양의지, 롯데 강민호처럼 3할 이상 타율에 홈런을 펑펑 터트릴 수 있는 타자도 아니다.
그러나 NC 경기를 보면 공격 때 대부분 투수들이 덕아웃에서 김태군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수비 훈련시간 텅 빈 야구장에 울려 퍼지는 김태군의 ‘파이팅’소리에 다른 야수들도 피곤함을 잊는다.
김 감독은 “숫자로 나타낼 수 없지만 김태군이 마음 따뜻함은 1등 포수다. 가슴이 따뜻한 포수다. 투수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힘이 굉장히 크다”고 말한다. 블로킹을 하다 쓰러져도 파울 타구에 몸을 맞아도 미소를 잃지 않는 김태군을 보며 NC 투수들은 9회말 동점 만루에서도 망설임 없이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진다. 꼭 잡아줄 거라는 절대적인 신뢰 속에.

NC 김태군. 사진제공|NC 다이노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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