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성큼’ 두산 장원준, 이제는 레전드를 향한다

입력 2017-07-30 2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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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 스포츠동아DB

두산 좌완 선발투수 장원준(32)의 꾸준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15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에만 36승을 따내며 ‘모범 투수 FA’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았다. 장원준은 지난 25일 kt전에서 송진우(통산 210승·전 한화)에 이어 왼손투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통산 120승 고지에도 올랐다. 그리고 상승세를 이어 리그 선두 KIA의 강타선마저 잠재웠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의 대기록에도 성큼 다가섰다.

장원준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서 7이닝 동안 110구를 던지며 4안타(1홈런) 2볼넷 3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4 승리를 이끌고 시즌 9승(6패)째를 따냈다. 이로써 장원준은 경찰야구단(경찰청)에서 복무한 2013~2014 시즌을 제외하고 2008년부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KBO리그에서 8년 연속 10승 이상을 따낸 주인공은 단 두 명뿐이다.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이강철 두산 2군감독과 1992년부터 1999년까지 8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이다. 장원준이 KBO리그를 호령했던 레전드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

이날 장원준의 투구는 안정적이었다. 6회까진 2회와 5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을 3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최고구속 144㎞의 직구(47개)와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22개), 커브(16개)의 4가지 구종의 조합이 돋보였는데, 특히 직구와 최대 16㎞의 구속 차이를 둔 체인지업(최저 128㎞)은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명기~김주찬의 KIA 테이블세터와 로저 버나디나~최형우~안치홍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단 한 차례만 출루를 허용한 점(2회 최형우 볼넷)도 돋보였다. 7회 이범호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 옥에 티였지만, 초반부터 KIA의 공격루트를 완벽하게 차단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두산 타선도 바쁘게 움직였다. 1-1이던 3회말 1사 2루에서 박건우와 김재환의 연속타자 적시타와 오재일의 2점홈런(13호)을 묶어 5-1로 달아나며 초반부터 승부를 갈랐다. 어깨가 가벼워진 장원준은 4~6회 KIA 타선을 2안타로 묶으며 순항했고, 7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티며 계투진의 부담까지 덜어줬다. 8회부터는 김명신~김강률이 2이닝을 1실점으로 지켜 장원준의 시즌 9승이 완성됐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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