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박동원.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예외는 없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이 포수 박동원(27)을 2군으로 보내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순위다툼이 한창인 시기에 주축 선수의 문책성 2군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 감독은 13일 고척 한화전을 앞두고 “박동원과 홍성갑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김웅빈과 김재현을 올렸다”고 밝혔다. 특히 박동원의 1군 말소는 부상과 부진이 아닌 문책성 조치라는 점에 시선이 쏠렸다. 박동원은 올 시즌 1군 86경기에서 타율 0.269, 10홈런, 36타점을 기록 중인 넥센의 주전포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날(12일) 경기 4회 런다운 플레이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 하나가 2군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1사 1·3루 한화 정경운의 투수 앞 땅볼 때 주자 양성우가 3루와 홈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박동원은 양성우를 3루로 몰지 않고, 3루까지 내달린 1루 주자 최재훈을 잡기 위해 송구했다. 이를 틈타 양성우는 여유 있게 득점했고, 유격수 김하성의 홈 송구가 펜스에 박히는 바람에 타자 정경운도 홈을 밟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서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양성우는 물론 1루 주자까지 잡겠다는 욕심이 대참사로 이어졌고, 팀도 1-6으로 패해 충격이 두 배였다.
장 감독은 당시 상황을 두고 “심재학 수석코치에게 ‘(박동원이)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할지 정확히 알려주고 내려 보내달라’고만 전달했다”며 “박동원의 복귀 시기도 못 박지 않았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심 코치는 “(박)동원이에게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하나의 플레이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차분하게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고민하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한 그루의 나무에 사로잡히지 말고, 더 넓은 숲을 보라는 메시지였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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