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2번 나성범 카드 꺼낸 이유

입력 2017-09-13 19:0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NC의 간판 타자 나성범(28)은 그동안 올 시즌 줄곧 3번 타자로 활약해왔다. 3번에서 393타석에 나서 356타수 126안타 타율 0.354 15홈런 65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재비어 스크럭스가 부상을 당했을 때 잠시 4번을 맡아 97타석에서 80타수 27안타 타율 0.338 5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4번으로도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스크럭스에게 가장 어울리는 타순이 4번이기 때문에 김경문 감독은 주로 나성범(3번)~스크럭스(4번)로 이어지는 타순을 유지했다.

NC는 시즌 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나성범의 2번 기용이다. 2번은 현대야구에서 클린업트리오와 리드오프 이상 중요한 타순으로 꼽힌다. 많은 팀들이 리드오프와 비슷한 정확도가 높고 발이 빠른 타자를 2번으로 내세운다. 또한 전통적인 시각에서 2번 타자는 찬스를 클린업트리오에게 연결시켜야 하기 때문에 작전 수행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김 감독은 12일 마산 두산전부터 나성범을 2번에 앞당겨 배치했다. 실험은 13일 경기에서도 계속됐다. 나성범 2번 카드 활용의 가장 큰 배경은 공격적인 성향의 극대화다. 나성범은 타석당 볼넷이 0.08개, 반대로 타석 당 삼진은 0.21개다. 볼넷에 비해 삼진이 매우 많은 유형이다. 헛스윙 비율도 12.3%에 달한다. 그러나 순장타율이 0.242, OPS가 1.014에 이를 정도로 장타 생산능력이 뛰어나다. 나성범이 2번에 배치되면 상대 투수를 초반부터 더 강하게 압박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클린업트리오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최근 스크럭스의 폭발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카드다. 김 감독은 “이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다.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시험하며 가을야구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나성범 2번 실험’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마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