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9월 8홈런’ 오재일 “장타? 내 목표는 안타”

입력 2017-09-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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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재일은 시즌 초 슬럼프를 딛고 최근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9월에만 8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폭발시키는 중이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 있어 그가 첫 번째로 꼽은 비결은 ‘초심’이었다. 스포츠동아DB

두산 오재일(31)은 올 시즌 출발이 유독 좋지 않았다. 4월 한 달 간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타율이 0.200, 홈런은 단 한 개에 그치면서 매 타석 제몫을 못했다. 5월에는 한때 시즌시즌 타율이 1할 대까지 떨어졌다.

장타가 나오지 않자 스윙이 커지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거포들의 ‘안 좋을 때’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방을 노리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자 슬럼프는 더욱 길어졌다. 요행으로는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다. 곧바로 다시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방법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최우선 과제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두산 오재일. 스포츠동아DB



● “시즌 초 목표는 홈런이 아니라 안타”

오재일은 6월부터 반등을 시작했다. 월간타율 0.342를 기록하더니 6월에만 25개의 안타를 때리며 부활의 날개짓을 했다. 홈런은 3개가 있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장타력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꾸준히 타격 상승곡선을 그리며 시즌타율을 3할까지 끌어 올리는데 집중했다.

장타력이 폭발하기 시작한 시점은 9월부터였다. 그는 9월 14경기에서 무려 8홈런, 19타점을 생산했다. 몰아치기로 타격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자 개인기록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보이지 않을 것 같던 개인 최다홈런 기록(27홈런)도 어느덧 3개만을 남겨놓았다.

오재일은 갑작스럽게 늘어난 장타력 비결로 “최대한 가볍게 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안 좋을 때는 너무 힘으로만 세게 치려고 했다. 시즌 초 내 목표는 분명히 안타였는데, 어느 순간 홈런을 노리고 있더라. 초심을 되찾자는 생각으로 콘택트 위주의 스윙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타가 조금씩 나오다 보니 장타가 따라 오더라. 타격폼이 무너져도 스윗 스팟에 공이 맞으면 담장을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최근 물오른 타격감에 대해서는 “타격이란 게 누구나 한번씩은 잘 맞을 때가 있다. 중요한 건 그 감각을 얼마나 길게 유지 하는가 아니겠나.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전력분석 도움도 많이 받고, 컨디션 관리도 실전에 최대한 맞추는 중이다”고 답했다.

17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5회초 무사에서 두산 오재일이 솔로 홈런을 쳐 홈을 밟은 후 전형도 1루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가을야구? 한국시리즈 직행이 더 재밌지 않을까?”

개인최다 홈런과 관련해 오재일은 고개를 저었다. “개인기록은 전혀 욕심이 없다. 건강하게 많은 경기에 나가 많은 안타를 치고 싶을 뿐이다. 홈런은 지금도 노리고 있지 않고, 기록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욕심을 내는 성적은 팀이다. 가을야구에 대해 묻자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게 아무래도 더 재밌지 않겠나(웃음). 하지만 플레이오프부터 올라가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 팀이 워낙 단기전을 잘 하지 않나”고 했다.

남은 시즌에 대해서는 “이제 8경기다. 매 경기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당장의 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팀원 모두가 건강하게 시즌을 마쳐 가을야구에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한다. 나도 어느 자리에서든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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