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신임 총재. 스포츠동아DB
KBO총재는 ‘야구 대통령’으로 불린다. 국민스포츠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예로운 자리다. 과거 정치인들이 앞 다퉈 맡고 싶어 했던 이유다. 고액의 연봉이 지급됐고 정치적 위상에 어울리는 막대한 권한이 주어졌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달랐다. 위상은 좀 더 명예직에 가까운 자리가 됐고 역할은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처럼 리그의 CEO같은 경영자적인 운영과 판단이 중요해졌다. 과거 정부와의 관계 및 소통이 중요했다면 현재는 리그가 확장되고 스포츠 산업화가 진행되는 등 시장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고(故) 신상우 전 KBO총재(2006년 1월~2008년 12월 재임)는 7선 의원 출신에 취임 당시 정권의 핵심 실세 원로였다. KBO 총재로 연봉 2억원과 월 1000만원의 판공비를 제공받았다. 그러나 현대 유니콘스의 해체 과정에서 스스로 연봉을 40% 삭감하기도 했다.
신 전 총재 후임으로 취임한 유영구 전 총재(2008년 12월~2011년 5월 재임)는 KBO로부터 일체의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명지학원과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유 전 총재는 사학명문가 출신이다. 유 전 총재가 횡령혐의로 구속수사를 받으며 사임해 2011년 8월 취임한 구본능 현 총재도 범LG가 기업인 희성그룹 회장으로 연봉을 받지 않고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과연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새 KBO총재에 취임하면 얼마의 연봉을 받을까. 자산가인 유영구 전 총재, 구본능 총재와는 다른 학자, 정무직 공무원 출신인 정 전 총리에게 ‘명예직’을 강요할 수는 없다. KBO 관계자는 “아직 새 총재의 예우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KBO 규약에는 ‘임원(총재, 사무총장)의 보수는 총회가 정한 별도의 임원 임금 지급규정에 따른다’고 되어있다.
KBO 총재는 구단주가 참여하는 총회, 각 구단 대표가 참가하는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구단간의 분쟁을 중재하는 재정 권한도 가진다. 구단이 규약을 위반한 경우 연고지역, 회원자격 박탈도 결정할 수 있다.
또한 규약에 따라 총재의 지시, 재정, 재결 및 제재는 최종결정이며 모든 리그 관계자에게 적용되는 구속력을 가진다고 규정할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부여 받는다.
정상급 예우, 막대한 권한. 그만큼 한국프로야구의 CEO인 KBO 총재의 역할은 중요하고 어깨는 무겁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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