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동현. 스포츠동아DB
이동현의 올 시즌 목표는 뚜렷했다. 그는 “매년 항상 3점대 초반 방어율과 50~60이닝 투구를 목표로 한다. 올해는 좀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빨리 (개인)훈련을 시작했다”며 “덕분에 예전보다 한 주 정도는 스케줄(페이스)이 빨라진 것 같다. 70%까지 몸 상태가 올라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45경기(50.2이닝)에 등판해 3승6패7세이브5홀드, 방어율 4.80을 올리며 느꼈던 다소간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스스로 밝힌 대로 이동현은 지난 시즌을 마치기 무섭게 매일같이 잠실구장을 찾아 훈련에 몰두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성과는 분명했다. 그는 “2011~2013년 컨디션이 제일 좋았는데, 그 때 몸무게가 103㎏ 정도였다.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감량과 부상 부위에 대한 보강운동에 집중했다. 지금 몸무게는 101㎏ 정도다”고 설명했다. 당장이라도 불펜피칭 단계로 들어설 수 있는 수준이다.
그는 “70m 거리에서 캐치볼을 마쳤고, 평지에서도 30개 정도 던졌다. 본진이 합류할 때쯤(1월 30일 출국)이면 바로 불펜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동현을 임정우(27), 정찬헌(28)과 함께 마무리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다. 이동현은 이 같은 류 감독의 구상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마무리는 (임)정우나 (정)찬헌이다. 난 그 앞에서 1이닝을 막으면 된다”며 보직에 대한 욕심보다는 팀에 대한 헌신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감독님은 아무래도 삼진을 잡는 (강력한) 구위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며 “지난 시즌 중후반에 커터가 효과적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선) 커터를 더 다듬겠다. 또 부상 염려 때문에 포크볼을 잘 안 썼는데, 올해는 더 던질 수 있게 만들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털어놓았다.
2001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어느덧 18년째다. 통산 660경기(869이닝)에 나섰고, 51승46패41세이브109홀드에 방어율 3.93이라는 묵직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그런 베테랑이 올 시즌 한창때 못지않은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가장의 책임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동현은 “오늘(21일)로 134일째가 된 아들이 벌써 눈에 아른거린다”며 “가장의 책임감이 있어 체중에도, 훈련방법에도 더 신경을 썼다. 그만큼 더 노력했기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