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류중일 감독이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LG 선수단 본진은 30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떠났다. 그보다 9일 앞선 21일에는 주장 박용택을 필두로 한 22명의 선발대가 애리조나로 향했다. 본진 출국에 앞서 LG는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유격수 오지환(28)과 마무리 후보인 임정우(27), 정찬헌(28)의 애리조나행 무산 소식이 전해져서다. 오지환은 지난해 말 군 입대를 연기한 여파로, 임정우는 사생활 문제로 비롯된 구단 자체 징계 때문에, 정찬헌은 2016년 받은 허리수술 후유증 탓에 애리조나 캠프 합류가 불발됐다. 핵심 멤버들의 이탈로 LG의 애리조나 캠프는 ‘불완전 캠프’가 불가피해졌다.

LG 오지환-임정우-정찬헌(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사실 유격수와 마무리는 새 시즌 LG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는 자리들이다. 오지환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대표팀 선발을 희망하는데, 최종 결과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오지환이 대표팀에 발탁되든, 불행히 탈락하든 유격수 자리는 새 시즌 내내 LG의 두통거리일 수 있다. 마무리 역시 마찬가지. 지난해 임정우의 부진 속에 가동한 집단마무리체제에서도 드러났듯, 뒷문 불안이 지속되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믿을 만한 뒷문지기를 확보하는 것은 LG의 숙명적 과제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이 두 자리의 불안정성이 확인됐지만, 역설적으로는 조기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류 감독 입장에선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될 2차 스프링캠프까지 경각심을 갖고 유격수와 마무리 자리의 대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애리조나 캠프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면 LG의 2018시즌 전망은 한층 밝아진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