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전례 없는 4할 전쟁…안치홍·양의지는 이미 역사다

입력 2018-06-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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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KIA 안치홍(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시즌 전체 일정의 40% 이상 소화한 상황에도 타율 4할에 근접한 타자가 둘이나 된다?


리그 타율 1위 KIA 안치홍(28·0.413)과 2위 두산 양의지(31·0.394)는 리그 일정 40%를 훌쩍 넘긴 이 시점에서도 4할 타율 언저리에서 치열히 경쟁 중이다. 이들은 이 자체로 이미 역사다.


안치홍은 10일 롯데전이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선두를 지켰다. 같은 날 양의지는 NC전서 3타수 무안타로 하루 전 타율 4할에서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36년 역사상 두 명 이상의 타자가 4할대 타율을 6월까지 유지한 사례는 단 두 번이다. 1987년에는 장효조(삼성)와 김용철(롯데)이 6월 27일까지 4할대 타율로 경쟁했다. 김용철이 이후 먼저 3할대로 떨어졌고, 장효조도 7월을 넘기지 못했다. 2009년에는 김현수(두산)와 로베르토 페타지니(LG)가 6월 6일까지 타율 4할 고지를 넘겼다. 그러나 이들도 6월 중순부터 4할 타율을 넘보지 못했다.


KIA 안치홍.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안치홍과 양의지의 도전은 앞선 사례들보다 더욱 위대하다. 10일까지 양의지는 61경기, 안치홍은 50경기를 치렀다. 1987년의 장효조(48경기), 김용철(44경기)은 물론 2009년 김현수, 페타지니(이상 51경기)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뛰고도 4할 대에 가까운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수가 늘어날수록 타율 등 기록의 관리가 어려운 건 당연하다.


이들의 포지션을 살펴봐도 그렇다. 양의지는 올 시즌 지명타자로 7경기, 포수로 54경기에 나섰다. 양의지는 포수로 나선 54경기에서 417.1이닝(리그 2위)을 소화했다. 전 포지션에서 가장 체력 부담이 심한 곳이 포수다. 안치홍은 4월 중순 몸 맞는 공 여파로 왼 검지 미세골절 판정을 받았다. 이때 보름 가까이 이탈했을 뿐, 나머지 경기에 대부분 2루수로 나섰다. 보름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2루수로 387이닝(리그 6위)을 소화했다는 점이 그의 꾸준함을 드러낸다. 반면 앞선 사례의 장효조와 김현수는 외야수, 김용철은 1루수, 페타지니는 지명타자로 4할 타율에 도전했다. 이들에 비해 양의지와 안치홍의 체력 부담은 곱절 이상이다.


물론 아직 시즌의 절반도 치르지 않았다. 프로 원년 백인천(0.412) 이후 ‘꿈의 기록’으로 남아있는 4할타자의 재등장은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양의지와 안치홍 모두 4할 타율은 언감생심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양의지는 “전혀 신경을 안 쓴다면 거짓말이지만 연연하지는 않는다. 4할에 대한 생각 자체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안치홍 역시 “아직 시즌 중반조차 되지 않았다. 타율 1위는 물론 타율에 큰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전히 아득해 보이지만 이들의 도전 자체가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것만은 분명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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