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18일간의 AG 브레이크도 못 막은 ‘기형적 타고투저’

입력 2018-09-0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기간 휴식기를 가졌던 KBO리그가 4일 재개됐다. KIA 타이거즈 중심타자 최형우가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원정경기에서 8회초 1사 만루 때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고 있다. 피 말리는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KIA는 10-5로 승리하며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BO리그의 기형적 타고투저 앞에 18일간의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브레이크는 무용지물이었다. 2주가 넘는 휴식에 이어 재개된 페넌트레이스에서 각 구단 ‘에이스’가 총출동했지만 의미가 없었다. 국제대회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타선이지만, 리그에서만큼은 여전히 뜨거웠다.


● 18일의 휴식+에이스 총출동, ‘8월의 광기’는 못 식혔다

AG 브레이크 후 리그가 재개된 4일, 5개 구장에서는 총 50점이 터졌다. 경기당 10점 수준이다. 이날 전까지 569경기가 치러진 KBO리그의 총 득점은 6226점. 경기당 10.9점이 나왔다. 4일 경기는 평균 그대로였다.

AG 브레이크 직후인 4일, 대부분의 구단들은 에이스를 내세웠다. 10명의 선발투수 중 8명이 외국인 투수였다. AG 브레이크로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졌으니, 에이스로 경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로 롯데 조원우 감독은 4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아무래도 긴 휴식은 투수 쪽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타자들의 감각이 문제”라고 염려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단 하루 결과로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8월의 광기’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8월 리그 평균 타율은 0.309에 달했다. ‘준수한 타자’의 상징이었던 3할 타율은 리그 평균 아래였다. 8월 63경기에서는 833득점이 나왔다. 경기당 13.2점씩 터진 셈이다. 그야말로 ‘불타는 마운드’였다.

스포츠동아DB


● 여전히 뜨거운 불방망이

사실 조원우 감독의 말처럼 18일간 실전을 치르지 않는다면 타자보다 투수가 유리하다. 여기에 무용지물에 그친 서머리그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았다. KBO는 실전 감각 저하를 우려해 서머리그를 편성, 1군 선수들의 자유로운 출전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편성된 51경기 중 약 30%에 달하는 14경기가 우천으로 열리지 못했다. 때문에 팀마다 구상했던 계획에 다소간 차질이 빚어졌다. 기형적인 리그 중단에 비구름까지 나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식힐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타자들은 여전히 투수들을 ‘융단폭격’했다. 타고투저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팀당 30경기 안팎을 남겨둔 상황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니 매 경기가 단기전처럼 ‘총력전’이다. 투수들의 피로가 누적되면 타자들이 기를 펴는 것은 당연하다.

AG에서 드러났듯, KBO리그의 공격력은 ‘우물 안 개구리’다.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스트라이크존이나 공인구를 지적하며 허상에 그친 타고투저 흐름을 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AG 브레이크는 잠시나마 타고투저 흐름을 식힐 ‘냉매’로 여겨졌다. 표본은 단 하루였지만, 이는 아무런 효험이 없었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은 잠재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듯 하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