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우주성 득점.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 경남과 FA컵 우승팀 대구는 첫 경기에서 인상적인 승부를 펼치며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ACL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주며 나머지 도시민구단들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대구와 경남은 창단 후 첫 ACL 승점을 올렸다. 대구는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승점 3을 챙겼고, 경남은 홈에서 화끈한 공격력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을 가져왔다.
대구는 조별리그 F조 1차전 호주 원정에서 멜버른을 3-1로 꺾었다. 실점을 먼저하며 초반에는 힘들었다. 처음 접하는 큰 무대에서 선수들이 흔들렸다. 하지만 이내 적응하며 제자리를 잡았다. 특히 외국인 선수 에드가와 세징야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다. 대구는 200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치른 ACL에서 감각적인 승리를 맛보며 더 큰 꿈을 꾸게 됐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첫 경기인 만큼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선수들이 주눅들 것이라고 생각했고,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흐름을 따라가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대구는 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1 2라운드를 치른 후 12일 홈에서 광저우 헝다(중국)와 ACL 조별예선 2차전을 벌인다.
경남의 경쟁력도 충분했다.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산둥 루넝(중국)을 불러들인 경남은 먼저 실점했지만 이후 주도권을 잡았다. 펠라이니와 펠레 등 상대의 두 장신의 힘과 높이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2018시즌 최고의 공격수 말컹이 빠졌지만 결코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전력을 보여줬다. 특히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은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조던 머치의 경기 조율은 돋보였고, 룩 카스타이노스의 공격력은 합격점이었다.
경남은 다 이긴 경기를 막판에 실점하며 2-2로 비겼지만 승점 3을 못 따낸 게 아쉬웠다. 2017년 2부 리그 우승으로 지난 시즌 1부로 승격한 뒤 돌풍을 일으켰던 경남은 처음 밟은 ACL 무대에서도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큰 경기를 준비하다보니 선수들의 정신력이 다르더라. 너무 승리에 집착해 시야를 흐리게 하고 경기운영능력도 떨어졌다”면서도 “그래도 첫 경기에서 먼저 실점하고 다시 반전시킨 이런 경기내용이 앞으로 아시아 무대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경남은 9일 인천 원정으로 정규리그 2라운드를 치른 뒤 12일엔 말레이시아 원정을 떠나 조호르 다룰 탁짐과 조별예선 2차전을 갖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