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왼쪽)-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사진제공|KOVO
여자부 플레이오프(PO) 1차전이 시작되는 15일부터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30일)까지 보름간 벌어지는 마지막 배구 축제다. 6개월의 정규리그 대장정을 거쳐 여자부 흥국생명~도로공사~GS칼텍스, 남자부 대한항공~현대캐피탈~우리카드만이 초청장을 받았다.
장충체육관을 홈으로 쓰는 GS칼텍스는 5년 만이고, 우리카드는 창단 이후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서 누구보다 설레는 마음이다. 흥국생명과 대한항공은 2년 전 함께 정규리그 동반 1위를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너진 아픔이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2차전 역전패 뒤 속절없이 주저앉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3위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한풀이를 했다. 흥국생명은 꼴찌로 처진 뒤 이번에 4번째 챔프전 우승에 도전한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첫 챔프전 우승에 이에 2시즌 연속 봄배구를 경험하고, 현대캐피탈은 3시즌 연속 봄 배구에 출전한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커플
화제를 모은 팀은 여자부 2위 도로공사와 3위 GS칼텍스였다. 두 팀 사령탑 김종민 감독과 차상현 감독은 울산 중앙중~마산 중앙고 동기동창 사이다. 많은 취재진들이 두 사람에게 몰려들어 학창시절 얘기를 물었다.
배구 시작은 차 감독이 빨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했다. 김 감독은 2년 늦게 중학교 때부터 본격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지금 차 감독 외모가 중학교 때 외모와 똑같다. 얼굴도 덩치도 당시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똑같이 팀에서 윙 스파이커 역할을 했다.
실력은 누가 위였을까. 김 감독은 “당시 나보다 차 감독이 배구를 잘했다. 주 공격수였다. 나는 리시브를 주로 하는 보조 공격수”였다고 솔직히 얘기했다. 두 사람의 얘기를 듣던 선수출신의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도 거들었다. “당시 송산중학교에 다닐 때였는데, 우리 선배들이 배구를 잘했다. 전국대회를 휩쓸었는데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에서 김종민 차상현 감독이 뛰는 울산중앙중학교와 결승전에서 붙었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졌다. 두 감독이 정말 배구를 잘했다”고 했다.
V리그 역사상 중고교 동창이 사령탑으로 대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마지막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앞두고 차상현 감독이 전화를 걸어와서 대충하면 죽인다고 했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KGC인삼공사가 IBK기업은행을 이기는 바람에 부담이 줄어들었다. 마지막까지 우리가 애를 먹였어야 했는데~”라고 했다. 두 사람은 공식 인터뷰에서 “중학교 때는 공 가지고 여기 가라 저기 가라 하면 김종민 감독이 잘 따랐다”(차상현 감독) “봄 배구는 차상현 감독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더 절박하게 욕심내고 악착같이 하겠다”(김종민 감독) 등의 말 펀치도 주고받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