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7세’ 이대호, 역대 최고령 타점왕 향한 질주 준비 끝

입력 2019-05-14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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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갈수록 정교해지는 ‘세이버 메트릭스’의 시각에서 타점의 가치는 예전만 못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사 능력’을 상징하는 지표로는 부족함이 없다. 이대호(37·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초 잠시 부진을 딛고 꾸준하게 타점을 생산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이대호가 타점왕에 오른다면 역대 최고령 신기록이다.

이대호는 13일까지 41경기에서 타율 0.327(159타수 52안타), 6홈런, 42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달 초 2할6푼대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어느덧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이대호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수준으로 기록을 끌어올렸다. 특히 5월 11경기에서 타율 0.438, 4홈런, 17타점을 수확하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뛰어들었다. 아직 개인 타이틀 순위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41타점), 장영석(키움 히어로즈·39타점) 등을 제치고 타점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대호가 타점왕에 오른다면 이는 역대 최고령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5년 래리 서튼(현대 유니콘스·102타점)의 만 35세다. 그 뒤를 1986년 김봉연(해태 타이거즈·만 34세), 1989년 유승안(빙그레 이글스·만 33세)이 잇고 있다. 이처럼 30대 중반에 타점왕에 오른 사례는 200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다. ‘에이징 커브’가 하향 곡선에 접어들면 중심타선에서 밀려나고, 타점 생산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해 타점 순위를 살펴봐도 상위 10걸에 오른 선수 중 30대 중반을 넘긴 이는 이대호와 최형우(KIA 타이거즈·10위)뿐이다. 실제로 38년 KBO리그 역사상 타점왕의 평균 연령은 27.9세다. 이대호는 평균보다 열 살 더 많은 나이에 타점왕에 도전장을 내건 셈이다.

여기에 이대호는 타점 관련 또 하나의 신기록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100타점 고지를 넘어섰다. 일본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5년을 보낸 뒤 2017년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00타점을 넘겼다. 총 5년 연속의 기록이다. 이 자체가 KBO리그 기록이었다. 만일 올해도 세 자릿수 타점을 돌파한다면 6년 연속으로 KBO리그 최장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물론 이대호는 매번 “개인 기록에는 전혀 욕심이 없다”며 손사래 친다. 최하위권에서 경쟁 중인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최우선이자 유일한 목표다. 하지만 이대호의 타점 생산이 잦아질수록 롯데의 성적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부진했던 전준우, 손아섭 등이 살아나고 있다. 이들이 상위 타선으로 돌아가고, 부상으로 이탈했던 민병헌까지 합류한다면 이대호의 타점 기회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민국 4번타자’ 이대호는 이미 질주 준비를 끝마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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