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린드블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베어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2)은 대표적인 노력파로 통한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리그 최다 8승(1패), 평균자책점 1.61(1위)를 기록 중인 이유도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부족한 점을 보완한 덕분이다. 일례로 2016시즌(당시 롯데 자이언츠) 30경기(177.1이닝)에서 77개의 볼넷을 허용한 상황을 돌아보며 매 시즌 “30경기, 30볼넷”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팀 퍼스트’를 외치는 린드블럼이 신경 쓰는 유일한 수치다. 올 시즌 12차례 등판(78.1이닝)에서 허용한 볼넷은 정확히 12개다.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자랑하는 가장 큰 비결이다.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린드블럼의 피칭메뉴 중 하나인 스플리터다.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어서다. 올 시즌 스플리터 구사율은 14.1%인데,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2015시즌의 2.5%와 견줘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스플리터는 ‘반 포크볼’로 불리기도 한다. 포크볼은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워 던지는 구종이다. 포심패스트볼(포심)과 같은 궤적으로 날아가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가라앉는다. 스플리터는 공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완전히 끼우기보다는 살짝 걸친다는 느낌으로 잡는다. 포크볼과 비교해 낙폭은 크지 않지만, 포심을 노리는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한다는 점은 같다.
린드블럼은 28일, 그립을 직접 보여주며 “포심을 보완하기 위해 던지기 시작했다. 포크볼처럼 완전히 끼우진 않는다. 스플리터가 맞다”고 확인했다.
본격적으로 스플리터를 던지기 시작한 시기는 KBO리그 입단 첫해인 2015시즌다. 그로부터 5년째인 올해 스플리터의 완성도는 완벽에 가깝다. 린드블럼은 “한국에 오기 전에는 스플리터를 제대로 던져본 적이 한 번도 없다. 2015년 올스타 휴식기에 처음 던져봤고, 서서히 구사 빈도를 높였다”고 돌아봤다. 습득력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이제 스플리터를 빼놓고는 린드블럼의 피칭메뉴를 설명할 수 없다. 최고구속 150㎞에 이르는 포심을 완벽하게 뒷받침하는 구종이 바로 스플리터다. 여기에 투심패스트볼(투심)과 커브, 체인지업까지 곁들이니 상대 타자가 수 싸움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지사다. 올 시즌 린드블럼의 스플리터 피안타율은 0.119에 불과하다. 포심과 슬라이더 다음으로 많이 구사한 ‘서드 피치’의 피안타율인 만큼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린드블럼이 ‘언터처블’로 진화한 비결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