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응원, 그리고 추모의 장이 된 MLB 올스타전

입력 2019-07-10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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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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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잔치.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운집했다. 하지만 이들은 주인공 자리를 잠시 양보했다. 시구자로 나선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와 카를로스 카라스코(클리블랜드), 그리고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타일러 스캑스도 스포트라이트를 함께 받았다.

10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MLB 올스타전의 시구자는 사바시아였다. 2001년 클리블랜드에서 데뷔해 올해까지 19년 통산 552경기에서 251승157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한 특급 투수다. 클리블랜드 시절이던 2007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을 수상했을 만큼 개최 도시를 대표하는 투수이기도 했다. 비록 2008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클리블랜드를 떠났지만, 홈팬들은 올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그의 앞날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사바시아는 9회 2사 후 투수코치로 깜짝 변신해 팀 동료 아롤디스 채프먼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5회 이후에는 카라스코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라스코는 2009년 클리블랜드에 데뷔해 10시즌 째 ‘원팀맨’으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5월 31일 이후 등판기록이 없었다. 구단도 한동안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는데, 최근 인터뷰를 통해 그가 백혈병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데이브 로버츠 내셔널리그(NL) 감독은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고 감동을 숨기지 않았고, 알렉스 코라 AL 감독은 “우리에겐 야구 이상의 것이 있다. 모두가 카라스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응원했다.

추모의 시간도 있었다. 이날 AL의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등번호는 45번이었다. 자신의 상징인 27번이 아닌, 지난 2일 별세한 스캑스의 등번호였다. 스캑스는 텍사스 원정경기를 앞두고 호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타살 흔적은 없었다. 트라웃은 “스캑스와 그의 가족 모두 좋아할 것이다. 오늘 밤 우리를 지켜보길 바란다”고 바랐다.

코라 감독의 말처럼 야구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진심은 그 중 하나다. 올해 MLB 올스타전은 다양한 가치가 빛났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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