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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시범경기가 전면 취소됐다.
KBO는 27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관중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시범경기 전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시범경기는 3월 14일 개막해 24일까지 총 50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다.
시즌 개막(3월 28일)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페넌트레이스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국민스포츠로 불리는 최고 인기 종목 프로야구의 ‘셧다운(Shut Down)’이 현실화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83년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개막을 연기했고, 시즌이 이미 한창인 남녀프로농구와 남녀프로배구는 현재 무관중 경기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KBO는 시범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는 방안, 일부 지역의 경우 장소를 옮겨 경기하는 대안 등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왔지만 결국 관중들과 선수단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속에 시범경기 전면 취소라는 결단을 내렸다.
KBO는 3월 3일 10개 구단 단장이 참석하는 실행위원회를 긴급 개최해 페넌트레이스 운영 방안을 논의한 뒤 정운찬 총재와 각 구단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최종안을 의결키로 했다. KBO는 이와 별개로 각 구장을 방역하고 출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 설치하기로 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실행위원회를 최대한 늦게(3일) 여는 이유다. 10일에는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그때는 윤곽을 결정해야 한다”며 “사태가 진정되면 정상적으로 일정을 진행하겠지만, 아니라면 무관중 경기나 일정 연기를 생각 중이다. 경기수 축소는 최악의 경우에만 생각하고 있다. 가장 마지막 카드”라고 설명했다. 시범경기 취소는 당장 리그 수익감소에 영향은 주지 않는다. 대부분 시범경기는 무료 입장으로 진행됐고, 중계권료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KBO리그의 시범경기 취소는 하루 전 무관중 경기를 결정한 일본프로야구(NPB)보다 더 강도 높은 대책이다. NPB는 29일부터 1군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72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했다.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앞둔 각 팀이 1군 엔트리를 확정하고 전력을 최종 점검하는 과정이다. 선수들 역시 시범경기를 통해 공식경기에 적응한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 때문에 각 구단은 이를 최대한 존중하며 선수단 전력 유지 방안을 고심 중이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연고지가 가까운 팀들끼리 논의를 시작했다. 퓨처스 구장에서 평가전을 치르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일부 팀들은 스프링캠프를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에 들어갔다. 미국이나 일본에 남아 국내 팀들끼리 평가전을 더 소화하고 귀국하는 방안이다. 코로나19로 한국프로야구가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