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에 한 번 등판하는 남자, 정찬헌과 LG의 선순환

입력 2020-06-16 2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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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찬헌. 스포츠동아DB

LG 정찬헌. 스포츠동아DB

열흘에 딱 한 번 1군 마운드에 혜성처럼 나타난다. 그 하루는 ‘10일 로테이션’으로 5선발 자리를 채우는 정찬헌(30·LG 트윈스)과 팀의 시너지가 빛을 발휘하는 날이다.

정찬헌의 등판은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관리 하에 이뤄진다. 지난해 6월 허리수술을 받고 올 시즌 개막에서야 복귀할 수 있었던 만큼 건강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LG 류중일 감독이 고안해낸 방법이 10일 로테이션이다. 올해 1차 지명신인인 이민호와 번갈아 5선발 자리에 나서도록 해 정찬헌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는 형식이다. 그래서 정찬헌은 선발등판 당일에만 1군 엔트리에 등록되고, 다음날 곧바로 말소돼 열흘을 쉬고 돌아온다.

LG의 선택과 집중은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정찬헌은 1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한 올 시즌 5번째 선발등판에서 6.2이닝 6안타 4삼진 2실점으로 4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다. 팀의 9-5 승리와 함께 그도 시즌 3승째(1패)를 따냈다.

10일에 한 번 전력투구를 펼치는 정찬헌에게는 위기에 대처할 힘도 충분했다. 2~5회 잇달아 한화 타자들에게 출루를 허용했지만 적절히 내야 범타를 유도했다. 이날의 첫 볼넷은 투구수가 90개를 넘긴 7회말 2사 후에야 나왔다. 책임주자 2명을 두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이 자책점의 빌미가 됐지만, 정찬헌에게는 타선의 충분한 득점 지원(7점)이 있었다.

정찬헌이 짧은 휴가를 보내는 동안 LG는 팀의 미래까지 착실히 준비한다. 그의 빈자리는 곧 루키 이민호에게 선발수업의 장으로 바뀐다. 차세대 토종 에이스로 성장해야 할 특급 유망주와 상생효과를 이끌어내는 중이다. 이민호도 씩씩하게 경험치를 누적하고 있다.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0으로 2승을 따냈다. 올해 5선발 듀오인 정찬헌과 이민호가 합작한 5승은 원투펀치인 케이시 켈리(3승)-타일러 윌슨(2승)이 책임진 승수와 같다.

유연한 엔트리 운용이 가져온 선물이다. 단순히 5선발 자리를 메우는 이상의 효과를 내는 LG는 선발왕국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대전|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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