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하주석.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유격수 하주석(26)은 지난 5월 19일부터 계속 서산 2군구장에서 재활에만 매달렸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 전까지 1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3(42타수 14안타), 7타점, 출루율 0.349의 타격 성적도 준수했고, 유격수 수비에선 31차례의 기회에서 단 하나의 실책도 없이 내야안타 1개를 제외한 모든 타구를 완벽하게 처리했다(타구처리율 96.77%). 2019시즌 초반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왔음에도 자기 몫을 완벽하게 해낸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하주석의 이탈에 따른 전력 공백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그가 출장한 12경기에서 5승 7패(승률 0.417)로 선전했다. 그러나 이후 36경기에서 7승 29패(승률 0.194)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 기간에 특히 이 기간에 노시환(146이닝·3실책)과 조한민(72.1이닝·5실책), 박한결(59.1이닝·2실책), 오선진(33이닝), 강경학(18이닝·1실책) 등의 5명이 번갈아 대체자로 나섰지만, 총 11개의 실책이 나왔다. 내야의 중심인 유격수가 흔들리니 손 쓸 틈도 없이 와르르 무너지는 일이 잦았다. 갈수록 하주석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센터라인(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의 핵심인 유격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안정감이다.
어려운 타구를 그림 같이 잡아내는 화려함보다는 자신을 향하는 타구를 편안하게 처리하는 능력이 그것이다. 하주석은 그 능력을 갖췄다. 겐다 소스케(세이부 라이온즈)와 이마미야 겐타(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일본프로야구(NPB) 대표 유격수들의 글러브 위치와 풋워크 등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자신의 플레이에 접목했을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한화가 하주석의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린다는 점은 그만큼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는 증거다.
29일 오후 하주석과 연락이 닿았다. 훈련을 소화하고 이동하는 길이었다.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빨라 30일부터 실전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 퓨처스(2군) 팀은 오는 7월 3일 서산 고양 히어로즈전까지 경기가 없다. 대신 30일과 7월 1일 자체 청백전을 치를 예정인데, 하주석도 이 자리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타격 훈련은 지난 주에 이미 마쳤다”며 “목요일까지 퓨처스 경기가 없어 화요일(30일)과 수요일(7월 1일) 청백전을 치른다. 화요일에는 지명타자로 나가고, 수요일에는 수비까지 하는 일정을 잡아놓았다”고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수비까지 소화하면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1군 복귀는 시간문제다.
큰 책임감을 느끼는 듯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뒤 팀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아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단다. 목소리에 미안함이 묻어났다.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내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나서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무거웠고 미안함도 컸다.”
후회할 겨를도 없다. 복귀가 현실화했다. 어떻게 팀에 보탬이 될지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경기에 많이 나가고 기회를 받고 있다”며 “후배 선수들을 케어하면서 선배님들을 보좌해 팀 분위기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1군에서 부를 때까지 준비 잘해서 꼭 팬들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