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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떨어지고 담에 걸려도…롯데 이대호는 여전히 이대호다

입력 2020-07-19 2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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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전 경기에 출장 중인 베테랑. 버티기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이대호(38·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다.

롯데는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1로 이겼다. 경기 전 허문회 감독이 “오늘은 총력전이다. 마무리 김원중을 비롯한 불펜투수들의 등판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선언했고, 선수단이 응답했다. 평소 ‘관리야구’를 강조해온 허 감독의 메시지가 통한 셈이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주간 승률 5할(3승3패)을 맞췄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는 6이닝 4안타 1홈런 6삼진 1실점으로 시즌 4승(2패)째를 챙겼다. 하지만 삼성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도 만만치 않았다. 8이닝 112구의 투지를 발휘하며 6안타 7삼진 2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막았다. 외인 에이스들의 자존심 대결이 눈부셨다.

그렇기에 1회 이대호의 벼락같은 홈런의 의미가 컸다. 이대호는 0-0이던 1회초 2사 1루서 뷰캐넌의 초구 속구(시속 148㎞)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스윙하지 않았으면 볼이었을 만큼 빠진 공이었는데, 이대호의 스윙 궤적에 제대로 걸렸다. 시즌 11호 아치. 이후 세 타석 모두 범타에 그쳤지만, 꼭 필요한 점수는 이미 낸 뒤였다.

이대호는 17일 대구 삼성전 7회초 공격에 앞서 대타 김준태와 교체됐다. 목, 등 부위에 온 담 증세 때문이었다. 18일에는 대타로만 한 타석을 소화했다. 올 시즌 전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대호의 대타 출장은 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2번째였다. 허 감독이 지명타자 기용을 통해 체력안배를 시켜준다 해도 38세 베테랑에게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18일 경기에서도 이대호의 대타 타이밍을 두고 팬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여전히 팀 내에서 가장 강한 타자인 이대호의 존재감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롯데의 지금 상황에서 이대호가 마냥 편히 쉴 순 없다. 이대호 스스로도 이를 알고 있기에 스파이크 끈을 풀 수 없다. 사령탑의 필승 의지를 완성시킨 한 방이 값졌던 이유다.

대구|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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