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전문가’ 박경완 대행 포수론의 핵심, 수비력과 바디스피드

입력 2020-09-2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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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경완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박경완 감독대행(48)은 현역 시절 명포수로 불렸다. 탄탄한 기본기와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리드는 그의 전매특허였다. 14년 연속(1994~2007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는 등 통산 314개의 아치를 그린 공격력까지 겸비한, 상대 팀 입장에선 공포의 대상이었다.

2013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KBO리그 포수 계보를 언급할 때 박 대행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본인도 그만큼 포수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는 2021시즌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8번)에 SK의 지명을 받은 포수 조형우(광주제일고)를 언급하며 포수의 덕목을 설명했다.

● 역시 포수는 수비
포수는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이다. 그라운드에 서 있는 9명의 야수 중 자신을 제외한 8명을 마주보는 유일한 존재다.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비와 투수리드, 인사이드 워크에 강점을 보이면 공격의 약점은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이성우(39·LG 트윈스)가 장수하는 비결도 탄탄한 수비와 투수의 장점을 이끌어내는 리드 덕분이다.

박 대행은 “역시 (포수의) 제1의 덕목은 수비”라며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포구와 블로킹이 기본이다. 여기에 순발력과 민첩성을 더하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확한 포구는 투수에게 믿음을 주고, 블로킹은 주자가 있을 때 불필요한 실점을 줄일 수 있는 요소다. “투수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기 위해서 주자가 없을 때도 최대한 공을 잡아내려 한다”는 한화 이글스 주전포수 최재훈의 말에 답이 있다. 박 대행은 “포수가 수비를 잘해야 팀도 안정된다. 나도 어린 시절에는 멋모르고 뛰었지만, 경험을 쌓을수록 볼배합의 성공 확률을 높이며 응용력도 생겼다”고 돌아봤다.

● ‘몸의 스피드’에 주목하라
박 대행은 현역 시절에도 체격이 크지 않았다. 178㎝의 키는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도 작은 축에 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포수로 존재감을 뽐낸 비결은 몸의 스피드가 빨랐던 덕분이다. 이는 민첩성, 순발력과도 연결된다. 2001시즌 21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통산 75차례 베이스를 훔친 기록도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포수는 몸의 스피드도 중요하다. 역대 포수들을 살펴보면 체격이 큰 선수가 성공한 케이스는 드물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정도의 피지컬에 성공한 포수들이 많지 않다. 몸집이 너무 크면 스피드 저하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포지션에 애착이 강하다 보니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포수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조형우는 키 185㎝, 몸무게 95㎏으로 체구가 큰 편이다. 박 대행은 “(조형우의) 경기 영상을 잠깐 봤다”며 “포수치곤 다소 체격이 큰 편인데, 순발력과 몸의 스피드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냉정하게 평가하면서도 “생각보다 어깨가 좋다. 향후 SK의 주전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고교에서 좋은 포수로 인정받았으니 1라운드에 뽑은 것 아니겠냐”고 힘을 실어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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