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인터뷰] 목표는 개막 시리즈, LG 차우찬은 다시 태어날 준비 중

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갑작스러운 강판. 언제나 이닝을 먹어치웠던 투수라 더욱 놀라웠다. 이후 정확한 복귀시점을 잡지 못한 채 시즌은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프리에이전트(FA) 협상까지 더뎌지면서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계약을 마쳤고, 팀에 합류해 다시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일은 달라질지언정 차우찬(34·LG 트윈스)이라는 베테랑의 노하우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차우찬의 등판일지는 지난해 7월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로 멈췄다. 당시 그는 한 타자만 상대해 공 2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가 LG 이적 후 1이닝도 채우지 못한 것은 처음이었다. 복귀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끝내 ‘시즌 아웃’이었다. 차우찬과 LG가 2017년 맺은 FA 계약도 그렇게 끝났다. 다소 더디게 진행됐던 2차 FA 협상은 2일 2년 최대 20억 원에 마무리됐다. 보장액은 총 6억 원. 인센티브가 14억 원에 달한다. 차우찬은 5일 곧장 이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9일 취재진과 만난 차우찬은 “연봉은 1억 원이어도 상관없었다. 다만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 때문에 협상이 늦었다. 지난 시즌 시작 전부터 에이전트와 이야기해둔 부분이다. 지난해 성적으로 FA를 신청하면 안 됐지만, 해외에 대한 목표 때문에 권리를 행사했다”며 “2021시즌 후 해외 제안이 있을 경우 진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기 위해 조율하는 과정이 길었다”고 털어놓았다. 옵션은 포함되지 않았고, 차우찬은 2년간 LG 마운드의 중심을 잡게 됐다.

마지막 등판 당시 차우찬은 경기 전 오히려 컨디션이 좋은 상태였다. 다만 경기 직전 등이 늘어나는 느낌을 받아 한 타자를 상대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가슴과 등 근육에 가벼운 출혈이 있는 정도라 2주 후 등판할 몸 상태로 회복됐다. 그러나 이후 투구 외적인 부상을 당해 어깨 힘줄이 파열됐다. 그대로 차우찬의 2020년은 마무리됐다.

선발 차우찬의 속구 평균 구속은 140㎞대 초반에 형성되지만, 구위는 타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이제 어깨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예전의 구위를 장담할 순 없다. 차우찬은 “한 번 어깨에 충격이 오면 쉽지 않을 것 같긴 하다. 변화구 비율을 높이고 제구도 다듬어야 한다”며 “올 시즌이 중요하다. 이제 몇 년 안 남았다. 올해를 제대로 못 넘기면 내년도 힘들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거에는 많은 운동량으로 컨디션을 올렸다면 이제는 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스스로 밝힌 복귀 목표 시점은 개막 시리즈. 늦어도 개막 첫 달인 4월에는 복귀하겠다는 의지다. 류지현 감독은 “차우찬이 개막 시리즈에 합류해준다면 감독으로서 얼마나 큰 힘이 되겠나. 정말 좋을 것”이라며 “선발 이외의 보직은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는 여전히 ‘선발투수 차우찬’을 기다리고 있다. 차우찬은 유형이 달라져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투수다.

이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