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D-3 테마 인터뷰③] 최고령 인천 베테랑 김광석 “누군가에 희망을 준다면”

입력 2021-02-2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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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않은 이적이었지만 K리그의 베테랑은 흔들리지 않는다. 포항에서 인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광석은 최근 경남 남해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누군가에 희망을 주는 선수로 남고 싶다는 잔잔한 포부를 전했다. 남해|남장현 기자

K리그 ‘리빙 레전드’ 김광석(38·인천 유나이티드)은 19번째 시즌을 앞두고 큰 결단을 내렸다.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인천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누군가에게는 쉽고도 흔한 ‘이적’이지만, 그에게는 특별했고 또 어려웠다.

인천이 2차 동계훈련을 진행한 경남 남해에서 최근 마주한 김광석은 솔직했다. “이적을 생각한 적도, 계획한 적도 없다. 포항에서 커리어를 끝내고 싶었지만 본의 아니게 떠나야 했다. 열심히 인천에 적응하고 있다.”

정말 그랬다. 잔류가 우선순위였다. 지난해 11월 말 처음 협상을 했고, 포항은 같은 연봉에 1년 연장을 제시했다.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는 1년 6개월을 원했다. 1년만 더 뛰고, 남은 6개월은 프로 여정을 정리하는 데 쓰고 싶었다.

전례 없는 조건이라며 포항은 난색을 표했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내심 서운했다. “오갈 곳 없는 날 포항은 연습생으로 받아줬다. 돈 문제라면 진작 떠났을 것이다. 불가 통보를 받곤 (거취를) 많이 고민했다”는 그에게 인천 조성환 감독이 먼저 연락했다. 둘은 인연이 전혀 없었지만 조 감독의 한 마디에 마음이 움직였다. “포항에서만 18년을 뛴 네게 무작정 와달라고 할 수 없다. 단, 스스로 은퇴를 결정하도록 돕고 싶다”는 따뜻한 메시지였다.

누군가 건넨 ‘말’에 마음이 움직여 이적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사실 조건이 좋은 것은 아니다. 포항보다 적은 금액에 기간도 1년이다. 혹자는 ‘어리석은 계약’이라 했지만, 그는 “올해 당장 은퇴해도 날 존중해줬고 인정해줬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신뢰와 믿음은 참 중요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렇게 만난 인천 후배들에게 김광석은 많은 조언을 해줬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경험한 베테랑 수비수답게 멘탈 관리에 힘을 보탰다. “인천은 1, 2골 내주면 먼저 무너졌다. 포항은 2, 3골을 내줘도 한 골이라도 넣으려 했다.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인천은 그 경기만 봤다. 아주 큰 차이였다”고 꼬집은 그는 “‘실수해도 악착같이 덤비고 달려들자. 피하지 말고 숨지 말자. 뭉치고 싸우자’고 독려했다.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확 달라진 인천에서 김광석은 K리그 개인통산 410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2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친정’ 포항과 ‘하나원큐 K리그1 2021’ 원정 개막전을 치른다. “부담도, 책임감도 크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 포항전도 언제나처럼 최선의 승부를 하고 싶다.”

목표도 한결같다. 화려하진 않아도 열심히 뜀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다. “부상이 없다보니 가늘고 길게 뛰었다. 다만 ‘쟤는 괜찮은 선수였다’는 평가는 듣고 싶다. ‘열심히 하면 저 나이에도 뛸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그것이면 족하다”고 김광석은 이야기했다.

남해|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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