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허문회 감독. 스포츠동아DB
신념은 그대로다. 다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조금 더 신선해졌다. 최근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허 감독은 “연애할 때 상대를 보고 사랑에 빠지지 않나. 하지만 이보다 자기를 먼저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비유했다. 자신에 대한 애정 없이는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시였다. 허 감독은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수들이 코칭스태프 눈치를 많이 봤다. 하지만 이제는 코치들 눈치를 안 보고 자기 운동을 충실히 한다. 그런 느낌이 너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이 뭘 원하는지 느껴지고, 그들이 집중할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선수들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몸을 만들어야 효율성이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의 굳은 신뢰가 다소 낯설었던 선수들도 이제는 적응을 마쳤다. 선수들 스스로 알아서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익숙한 풍경이 됐다. 2월 한 달간 팀 훈련은 줄곧 3시간 정도만 진행됐지만, 앞뒤로 개인훈련을 하느라 웨이트장이 빌 새가 없었다. 연습경기 모드로 돌입한 지금도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은 스스로가 짠 일정대로 하루를 보낸다. 비록 지난해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지난해부터 쌓이기 시작한 신뢰는 올해 롯데의 든든한 자산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