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리포트] ‘수비효율 9위’ 다시 바빠진 롯데 훈련, 얼리 워크 부활 이유

입력 2021-05-1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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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서튼 신임 감독(오른쪽)은 젊은 야수들이 원한다면 경기 전 얼리 워크를 돕겠다고 했다. 서튼 감독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하는 방향성을 위한 선택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자율의 힘은 확실하다. 스스로 판단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면 같은 시간을 보내도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자율을 통해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경우, 대안을 찾고 변화를 꾀해야 한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51)이 14일 한동희와 나승엽의 수비 얼리 워크를 지시한 이유다.

한동희와 나승엽은 14일 공식 훈련시간에 앞서 수비 얼리 워크를 진행했다. 문규현 수비코치가 약 10분간 기본적인 펑고 훈련을 진행했다. 뒤이어 수비 시프트 관련 추가적인 훈련도 진행했다. 롯데는 서튼 감독 체제에서도 수비 시프트를 강하게 건다. 다만 허문회 감독 시절과 차이가 있다. 이전엔 극단적 당겨 치는 유형의 좌타자 상대할 때 1-2간에 3루수 한동희가 이동하는 방식이었다면, 서튼 감독 체제에선 유격수 딕슨 마차도가 나선다. 좌측 내야는 한동희가 책임진다. 나승엽이 3루수로 출장할 경우 유격수 자리에서 타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적응이 필요하다.

사실 얼리 워크는 타 구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전날 혹은 최근 흐름이 좋지 않을 경우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선수가 먼저 코칭스태프에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코칭스태프가 교정할 포인트를 찾았다면 선수를 조금 일찍 야구장에 부르기도 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경기 전 진을 빼는 특타나 수비 훈련이 정답처럼 여겨졌지만, 이젠 경기에 지장 받지 않는 선에서 얼리 워크를 진행하는 수준이다.

반면 롯데는 허문회 전 감독의 철학이 확고했다. 올 시즌에 앞선 스프링캠프 때부터 팀 훈련을 3시간 정도만 진행했고, 시즌 중에도 얼리 워크는 지양했다. 선수들 스스로 몸을 만드는 분위기가 완성됐다는 판단이 근거였다.

결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13일까지 롯데의 수비효율(DER)은 0.664로 9위다. 물론 최하위에 처진 순위를 단지 절대적인 훈련량 부족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타격이나 투수보다 당장의 노력이 즉각적 결과로 이어지는 수비 미스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14일 사직 KT 위즈전도 마찬가지였다. 2회초 포수 김준태를 비롯한 내야진의 기본기가 아쉬움을 남기며 2실점했다.

서튼 감독은 “방향성 확립을 위해서다. 홈경기 때 15분 정도 시간을 활용해 수비, 공격, 포구 등 세부적인 부분을 보완한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원정 때도 배팅케이지 하나가 더 주어진다면 따로 버스로 이동해 한두 명 정도 얼리 워크를 할 생각이다. ‘반드시 해라’라는 의무가 아니다. 다만 라인업에 들어가지 않는 젊은 선수들 한두 명에겐 감각 유지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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