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못 걸어본 KBO리그 신기원…SSG 최정의 역사는 현재진행형

입력 2021-05-19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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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정. 스포츠동아DB

지난해 KBO리그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총 50명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연 평균 53명씩이 10홈런 고지를 넘겼다. 단순히 계산해 해마다 팀당 5명씩은 달성하는 기록으로 가치가 크진 않다. 하지만 이 기록을 쉼표 없이 16년간 연이어 세운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정(34·SSG 랜더스)의 묵묵한 대기록이 값진 이유다.

최정은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5-3으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볼카운트 0B-2S로 몰린 상황에서 KIA 2번째 투수 윤중현의 3구째 시속 117㎞ 커브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시즌 10호 아치. 이로써 최정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KBO리그 최초의 위업이다. 지난해까지 연속시즌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은 장종훈(1998~2002년), 양준혁(이상 은퇴·1993~2007년)과 최정이 함께 보유 중이었다. 최정은 쟁쟁한 대선배들을 뒤로한 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성공했다. 이 부문 현역 2위 기록이 박석민(NC 다이노스)과 최형우(KIA)의 13년 연속이니 최정과는 적잖은 차이다.


최정은 2019시즌에 앞서 6년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가 그 3번째 시즌이다. 올해도 리그 홈런 순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음을 고려하면 계약이 보장된 2024년까지는 이 기록이 이어질 전망이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SK(SSG 전신) 유니폼을 입은 최정은 데뷔 첫해 45경기에서 1홈런에 그쳤다. 하지만 ‘소년장사’라는 별명처럼 파괴력만큼은 인정받았고, 2년차 시즌이던 2006년 92경기에서 12홈런을 때려내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이후 올해까지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16년 연속 대기록은 파괴력보다는 꾸준함에 더 박수를 보낼 만한 기록이다.


KBO리그 40년 역사상 홀로 걸은 길. 하지만 최정 앞에 놓인 이정표는 직진만을 가리키고 있다. 두 자릿수 홈런 기록, 그리고 최정의 발걸음은 현재진행형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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