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부터 올림픽까지 ‘3년 여정 마친’ 김학범, 미련 없이 떠났다…KFA에 입장 전달

입력 2021-08-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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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3년여 여정을 마치고 공식 이별을 알렸다. 그는 최근 KFA 고위층과 만나 차기 사령탑 후보군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야인’으로 돌아간 그는 유럽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61)이 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2020도쿄올림픽을 끝으로 7월 31일 대한축구협회(KFA)와 계약기간이 만료된 그는 재계약 논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FA 소식통은 26일 “김 감독이 KFA 고위 인사를 만나 자신을 차기 U-23 대표팀 사령탑 후보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한 것으로 안다”며 “일각에서 계약연장에 대한 목소리도 있었으나 본인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은 “KFA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입장을 전달했다. 내 역할은 도쿄올림픽에서 끝났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써 김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을 반년 앞둔 2018년 2월 시작된 U-23 대표팀과의 짧고도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AG 성과로 실력을 검증 받겠다”며 한시적 임기(6개월)를 받아들인 그는 2014년 인천대회에 이은 AG 2연패의 금자탑을 세우면서 도쿄올림픽 본선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그 후 김 감독은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해 2020년 1월 태국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전승 우승을 일궜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진 올림픽 본선을 8강(최종 5위)으로 마감했다.

U-23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 감독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다는 계획이지만 그 공백이 마냥 길어질 것 같지 않다. 오랫동안 하지 못한 유럽축구 연수를 떠날 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한 유럽 내 주요 빅 클럽들과 접촉하고 있다. 단순히 경기를 관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기 준비와 훈련 프로그램까지 깊이 살피는 데 목적이 있다.
‘공부하는 지도자’로도 정평난 김 감독은 성남 일화와 강원FC, 성남FC, 광주FC(이상 K리그), 허난 전예(중국) 등 국내·외 프로팀 지도자로 활동할 때부터 틈틈이 유럽과 남미, 북중미 지역을 꾸준히 찾아 현대 축구의 흐름을 파악해왔다.

한편, 김 감독이 공식적으로 후보군에서 제외된 U-23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KFA 내부적으로 몇몇 특정 지도자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축구계는 확실한 검증 작업과 명확한 선임 절차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정상적인 프로세스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주도하는 감독선임소위원회가 검증된 후보를 KFA 수뇌부에 추천하고, 이를 승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KFA에서는 명쾌한 근거와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 KFA 수뇌부가 특정 지도자를 원한다고 해서 선임을 밀어붙일 수 없다는 의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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