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치렀다.
한국의 2006독일월드컵 본선을 이끈 ‘지한파’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이 이라크 지휘봉을 잡고 치른 데뷔전이라는 점 등으로 킥오프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대결이었으나, ‘벤투호’를 둘러싼 몇몇 이슈는 다소 불편했다. 무엇보다 대표팀 합류가 늦었던 일부 해외파의 컨디션 관리가 걱정스러웠다. 주장 손흥민(29·토트넘)을 비롯해 황의조(29·보르도), 황희찬(25·울버햄턴), 김민재(25·페네르바체) 등 유럽파 4명이다.
이들은 거취 문제가 걸려있었던 데다 소속팀 경기가 현지시간으로 일요일(8월 29일) 열렸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항공편도 대폭 축소돼 합류시한(8월 30일)을 맞출 수 없었다. 결국 이라크~레바논(7일·수원월드컵경기장)을 잇달아 만나는 9월 최종예선 홈 2연전을 위해 벤투 감독이 호출한 태극전사 26명 중 22명만 먼저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호흡을 맞춰야 했다. 이들 4명이 뒤늦게 귀국하면서 완전체 선수단의 풀 트레이닝은 1일 오전에나 가능했다.
누적된 피로도 걱정스러웠다. 이들은 귀국한지 불과 50시간여 만에 이라크전을 맞았다. 시차 또한 변수라 우려는 가중됐다. 스포츠전문가들은 유럽과 다른 시간에 신체리듬을 완전히 적응시키려면 최소 2~3일은 필요하다고 본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내린 처방은 훈련이었다. 통상 경기 당일에는 부상을 우려해 따로 훈련 일정을 잡지 않는다. 하지만 특수 상황임을 고려해 2일 오전에도 가볍게 몸을 풀었다. 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이 “최종 훈련(2일)까지 지켜보고 선발 엔트리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경기 모두 안방에서 치른 9월은 그나마 낫다. 10, 11월에는 홈경기를 치른 뒤 곧장 원정을 떠나야 한다. 유럽과 중동에서 활약 중인 태극전사들은 국내 시차에 적응한 뒤 다시 중동에 적응해야 한다. 이재성(마인츠)도 “이런 패턴은 경험한 적이 없다”고 걱정했다.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