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AI페퍼스 신인지명 기본방침은 지금당장 기술보다 키

입력 2021-09-06 1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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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2021~2022시즌부터 V리그 여자부경기 출전이 가능한 신인을 뽑기 위한 드래프트가 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41명의 고교졸업 예정자와 2명의 실업선 수 등 총 43명이 신인지명에 참가신청을 했다.

제7구단 AI페퍼스가 6장(4번째 지명권은 도로공사에 양도)의 신생팀 우선지명권을 사용한 뒤 나머지 6개 구단이 구슬확률 추첨으로 순위를 가른 뒤 지명할 예정이다. 각 구단은 순위에 따른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가며 원하는 유망주를 데려올 가능성을 계산해보고 있다.

점점 여자배구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들이 줄어들어 프로구단의 한숨은 크다. 이번에도 10명 남짓 넘어가면 프로팀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기량의 선수가 없다는 평가다. 각 구단의 1라운드 지명이 끝나면 뽑고 싶어도 뽑을 선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많은 감독들과 구단 실무자들은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다른 방법을 원하지만 규정이 가로막고 있다. 최근 어느 구단에서는 외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그 나라의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의 신인드래프트 지원 가능성을 타진해봤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유권해석은 “외국인선수로만 가능하다”였다. 국제화시대에 외국에서 자고나란 한국 핏줄 선수들을 위해 빗장을 조금만 열어줘도 많은 기회가 생기겠지만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AI페퍼스의 선택이다. 김형실 감독은 6일 매튜 장 구단주에게 신인지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협의를 했다. 신인드래프트는 구단주가 큰 관심을 가질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자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라는 것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AI페퍼스의 첫 번째 신인지명 기본방침은 현재의 기량이 아닌 미래지향이다.

김형실 감독은 “조직력을 위해 키가 작더라도 기량이 좋은 선수보다는 앞으로 2~3년을 내다보고 신장이 좋은 선수를 뽑을 것”이라고 했다. 감독이 원하는 배구는 조직력의 배구지만 지금 당장 또래 선수 가운데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데려온다고 해서 이긴다는 장담을 할 수 없기에 우선의 승리보다는 튼튼한 집을 위한 기초공사에 더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포지션별로는 당장 필요한 세터와 레프트, 센터, 리베로를 선발할 예정이다. 라이트는 외국인선수 바르가와 신인지명권을 도로공사에 넘겨주며 영입한 하혜진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형실 감독은 “고등학교에서 4명, 실업에서 2명을 뽑고 4라운드에서 기회가 된다면 추가로 뽑을 생각”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번 드래프트 지원자 가운데 장신이 많지 않다는 것. 43명 중에서 프로필 상으로 180cm를 넘는 선수는 4명뿐이다.

통상적으로 배구선수들의 프로필 신장은 실제 신장보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AI페퍼스의 유니폼을 입을 선수들은 8일부터 팀 훈련에 참가한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으면서 프로선수 생활을 조기에 시작하는 졸업예정자들은 10월 전국체전 때 학교로 돌아가서 마지막 여고시절을 보낸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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