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대표팀 제외’로 본 벤투 감독의 멀티플레이어 사랑

입력 2021-09-2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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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스포츠동아DB

이강인. 스포츠동아DB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에선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멀티플레이어’가 더 중용을 받는다.


이강인(20·마요르카)은 27일 벤투 감독이 발표한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23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만회골을 뽑아내는 등 최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보여준 활약도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이 최근 2경기에서 활약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같은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본 포지션 외에 다른 위치에서도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 대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선택했다. 이강인과 위치가 겹치는 이재성(29·마인츠), 이동경(24·울산 현대), 권창훈(27·수원 삼성) 등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측면 공격까지 맡을 수 있다. 이강인이 2021~2022시즌 초반 라리가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벤투 감독은 여러 위치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방위적 빌드업을 통한 공격전개를 중시하는 벤투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강인의 대표팀 탈락도 납득할 만하다. 패스 플레이는 기본이고,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유기적 위치 변화가 핵심이기에 다양한 포지션 소화능력이 중요하다. 스피드와 수비력이 약점인 이강인은 뛸 수 있는 위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른 선수들의 면면을 봐도 벤투 감독의 멀티플레이어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9월 소집에 이어 스트라이커를 황의조(29·보르도), 조규성(23·김천 상무) 등 단 2명만 뽑은 것에 대해 손흥민(29·토트넘), 황희찬(25·울버햄턴), 송민규(22·전북 현대) 등을 거론하며 “원톱으로 활용 가능한 선수들이 있고, 투톱으로도 뛸 수 있다”고 답했다. 중앙 미드필더 백승호(24·전북)를 2년 만에 선발한 이유를 “한 포지션 이상을 소화할 수 있어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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