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특집] 모든 퍼즐 맞춘 한국전력, 봄 배구 도전자격 갖추다

입력 2021-10-01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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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2시즌 V리그가 10월 16일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아직 일상 복귀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남녀부 14개 구단은 구슬땀을 흘리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배구담당기자들이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각 구단의 훈련장을 찾았다. 비시즌 훈련의 성과와 새로운 퍼즐 맞추기의 결과, 각 팀의 장단점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 장병철 감독 2년 만에 퍼즐을 완성하다
개막 이후 7연패, 이후 18승11패. 지난 시즌 2차례의 대형 트레이드로 팀 체질개선을 했던 한국전력의 드라마틱한 변화다. 비록 봄 배구 진출 눈앞에서 마무리를 못했지만 용감했던 퍼즐 맞추기의 성공은 확인했다. 2년 전 장병철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팀의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서재덕의 군 입대 뒤 연봉 최소 소진율을 걱정했을 정도로 비싼 선수가 없었던 팀은 지난해 FA선수 박철우, 이시몬의 영입을 시작으로 삼성화재, 현대캐피탈과 트레이드를 통해 전혀 새로운 팀이 됐다.

영입 선수들의 나이 탓에 “미래를 포기했다”는 시선도 있지만 점점 선수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전성기를 과거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 현재 한국전력은 베테랑과 중간, 신인이 조화를 이루는 탄탄한 팀이다. “이 멤버들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하다”는 감독의 말처럼 봄 배구에 도전할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팀이 됐다. 이제는 상대팀에서 한국전력의 선수를 탐내고 먼저 트레이드 제의가 오기도 한다. 지난 2년간 해온 노력의 성과다.





● 구단주로부터 애플시계를 받고 떠난 사닷, 다시 돌아온 다우디

토종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인 한국전력은 외국인선수 선발에 많은 공을 들였다. 당초 19세의 기대주 사닷을 선택했지만 탈이 났다. 일정을 3차례나 바꿔가며 입국했던 사닷은 이란 국가대표와 21세 이하 청소년대표선수 차출을 놓고 구단과 오랜 실랑이를 했다.

이란 배구협회와의 조율 끝에 아시아선수권대회는 포기하고 세계청소년대회 출전하기로 일정을 조정했지만 복근부상을 당했다. 3곳의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6주~10주의 진단이 나왔다. 복근부상 선수의 과거 사례로 봤을 때 시즌 도중 재발우려와 함께 완치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구단은 결국 이별을 선택했다. 한 차례의 공식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돌려보내야 하는 사닷을 안타까워한 구단주는 손수 쓴 편지와 함께 애플시계를 선물했다.

한국전력은 발 빠르게 다우디를 영입했다. 이미 V리그를 2시즌 경험했고 한창 배구선수로서 기량이 무르익을 27세의 나이, 친화력과 인성이 좋다는 점을 감안한 선택이다. 다우디는 아프리카선수권 대회에 참가하고 터키리그의 팀과 계약을 앞두던 차에 한국행을 제의받았다. 구단과 에이전트가 서두른 끝에 25일 입국했다. 2주간의 자가 격리를 마치고나도 시즌 개막까지 손발을 맞춰볼 시간을 벌어 구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 블로킹과 서브의 팀, 공격성공률을 끌어올려야
지난시즌 한국전력은 팀 블로킹 1위(374개, 세트평균 2.477개) 팀 서브 2위(151개, 세트평균 1.417개)를 기록했다. 신영석의 영입으로 중앙에서의 장점이 많아졌지만 공격성공률은 최하위(49%)로 최하위였다. 48.27%의 공격성공률에 그쳤던 외국인선수 러셀의 아쉬움을 52.19%의 다우디가 메워준다면 이번 시즌은 더 좋아질 것으로 장병철 감독은 기대한다.

시즌 준비도중 운 좋게도 심장 이상 증세를 찾아내 수술까지 마친 베테랑 박철우는 “아이언 맨이 됐다”는 자신의 말처럼 더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은 주전 라이트였지만 다우디의 영입으로 웜업존에서 후배들을 격려하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다. 그렇지만 감독은 “박철우의 존재가치는 경기장에 서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배구를 대하는 태도 와 훈련자세 등에서 솔선수범하는 효과가 경기에서의 득점 이상이라는 뜻이다.

2명의 강력한 라이트 공격수를 보유한 한국전력은 또 한 명의 라이트 김동영도 삼성화재에서 영입했다. 감독은 중요한 고비에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원포인트 서버로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 그의 영입으로 “팀에 필요한 퍼즐을 다 맞췄다”고 감독은 평가한다. 관건은 세터 황동일~김광국이 얼마나 공격수들을 살리느냐다. 지난 시즌도중 트레이드됐던 두 사람이 공격수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서로 배려하고 신뢰감을 쌓아간다면 공격성공률은 높아질 것이다.











● 돌아온 서재덕 더 탄탄해진 리시브

올해로 3년 계약 마지막 해인 장병철 감독은 마침내 서재덕과 시즌을 보내게 됐다. 2년간 코트 밖에서 지냈던 그가 돌아오기까지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무려 43kg을 감량했던 사실은 KOVO컵 내내 화제였다. 권영민 수석코치가 맨투맨으로 감량훈련을 도와준 덕분에 서재덕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서재덕이 가세하면서 한국전력은 레프트 이시몬~리베로 오재성과 함께 가장 탄탄한 리시브 라인을 갖췄다. 2년차 기대주 임성진이 주전경쟁을 펼쳐야 할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신인 레프트 강우석, 김인균도 지명해 뎁스를 강화했다.

센터 신영석이 리시브에 가담하는 만화 같은 배구를 했던 한국전력은 이제 정상적인 배구로 돌아왔다. 센터는 신영석과 2년차 박찬웅이 주전이고 조근호 박지윤이 경쟁한다. 박찬웅의 급성장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시즌 센터가 모자라 외국인선수 통역에서 6년 만에 선수로 컴백했던 안요한은 다시 외국인전담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이 또한 한국전력 배구가 정상으로 복귀했음을 의미한다.


● 자신의 이름을 위해 뛰는 선수들과 예비FA 효과

이번 시즌 뒤 서재덕 황동일과 함께 FA자격을 얻는 신영석은 누가 시키지 않아서 훈련 때부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셔틀 런 등 체력테스트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다. 돈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자신의 이름을 지키고 싶기에 팀 훈련 뒤 추가훈련에 앞장선다.

김광국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노력 끝에 체지방률을 무려 5.5%로 떨어트렸다.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을 이끌자 장병철 감독은 팀 훈련시간을 줄여줬다. 오전, 오후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 딱 2시간 안에 훈련을 마치면서 효율성은 더 높아졌다. 선수들과의 신뢰가 생겼기에 가능한 일이다.

통상적으로 FA를 앞둔 선수들은 이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해왔다. ‘FA로이드 효과’다. 한국전력에는 시즌 뒤 FA자격을 얻는 선수가 4명(서재덕, 신영석, 황동일, 김강녕) 있다. 장병철 감독도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예비 FA효과를 많은 사람이 기다린다.




● IN&OUT

▲IN=다우디(새 외국인선수), 김동영(삼성화재에서 트레이드), 강우석, 김인균, 조용석(이상 신인 드래프트)
▲OUT=금태용, 이태호, 박태환(이상 군 입대) 이승호, 이성환, 안요한, 구본승, 정준혁(이상 자유신분선수)

의왕|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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