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첫 휴가, 야구장부터 달려온 KT 막내…“언젠가는 나도 꼭!” [SD 인터뷰]

입력 2021-11-18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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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후 첫 휴가. 만날 사람도, 하고 싶은 일도 많았을 텐데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불과 몇 달 전까지 함께 호흡하던 이들이 이 가을 가장 높은 무대를 즐기는 모습. 적잖은 자극이 됐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김건형(25·KT 위즈)은 2년 뒤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 뛰는 날을 그리고 있다.

KT는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S 3차전에서 3-1로 이겨 시리즈 3전승, 창단 첫 통합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1차전부터 숱한 선수들의 가족이 경기장을 찾는 등 특별한 손님들이 가득했다. 3차전에는 짧은 머리카락을 모자로 가린 군인, 김건형도 있었다.

김건형은 KS 1차전부터 ‘직관’을 할 참이었다. 그러나 직접 도전한 예매의 경쟁이 워낙 치열했다. 실제로 1차전은 매진이 되며 만원 관중이 들어찼으니 예매가 쉬울 리 없었다. 이 사실을 들은 KT가 구단에 제공되는 약간의 티켓 일부를 김건형에게 전해줬다.

보이시주립대를 졸업한 김건형은 KBO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해외파 트라이아웃을 거쳐 입단한 만큼 동기들에 비해 나이는 다소 많았지만 엄연한 ‘막내’였다. 스프링캠프부터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고, 첫해부터 1군에 콜업되는 등 11경기서 타율 0.212(33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던 8월 말, 김건형은 현역으로 군 입대했다. 국방의 의무를 하루빨리 다한 뒤 야구에 올인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첫 휴가에 KT의 KS를 찾은 것이다.


김건형은 “앞선 1~2차전도 텔레비전으로 지켜봤다. 오늘 승리할 경우 4차전 직관도 생각하고 있다”며 “오늘 경기 전 선배들께 잠시 인사를 드리러 갔더니 다들 엄청 놀라시며 ‘벌써 전역했냐’라고들 하셨다”고 웃었다. 동료들의 KS, 김건형에게는 그 자체로 자부심이다. 부대에서도 저녁마다 TV로 KT 경기만 봤는데, 함께 하던 팀이 1위를 질주하며 순항하니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꼈다고.

짧은 1군에서의 시간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아쉽다. “왜 그땐 이렇게 안 했을까, 좀 더 차분하게 할 걸 그랬다”고 자책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정말 값진 경험이라 오히려 좋다”고 말하는 김건형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KT 입단 후 관중석에서 ‘직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 김건형은 소름이 돋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일 때 프로 유니폼을 입었으니 만원관중의 함성소리는 언감생심이었다. 김건형의 전역 예정일은 2023년 2월. 그때쯤이면 악마같은 코로나19도 끝나있을 터. 김건형은 “언젠가 내가 KS에서 뛸 날이 온다면 지금 이렇게 휴가 중 야구장에 온 것처럼 지금 시간들이 생각날 것 같다. 복무 중에도 운동을 놓지 않고 최대한 정상 페이스로 몸을 만들어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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