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감독이 본 ‘공공의 적’ 전북, “그만큼 팀 위상 높아져” [캠프 인터뷰]

입력 2022-0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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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첫 시즌, K리그1 5연패를 일궈낸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이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새 시즌의 기대감을 전하며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완주 | 남장현 기자

초보 감독은 스트레스가 심했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속은 타들어갔다. 힘들 때면, 풀리지 않을 때면 클럽하우스 주변을 무작정 빙빙 돌았다. K리그1(1부) 전북 현대의 사상 첫 5연패를 일군 김상식 감독(46)이 떠올린 지난 시즌 어느 날들의 풍경이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는 승자가 됐다. ‘우리가 가장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자부한 라이벌 울산 현대를 전북은 모든 지표에서 앞섰다. 22승10무6패로 승점 76을 쌓았고, 최다득점(71골)-최소실점(37골)에도 성공했다. 울산은 21승11무6패, 승점 74에 64골-41실점이었다.

K리그1 감독상의 영예도 컸지만, 가장 행복한 기억은 ‘무섭고 떨려서 전북 경기를 못 보겠다’던 가족으로부터 우승 확정 후 ‘정말 수고했다’는 뭉클한 메시지를 받았을 때였다.

전북 선수단이 2022시즌에 대비한 동계훈련을 진행 중인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 감독은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사흘간 다녀온 것이 휴가의 전부였다. P급 지도자 교육을 받느라 고마운 분들께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북 선수단이 10일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풀 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완주 | 남장현 기자


참 고통스러웠다. 선수로, 코치로 느껴보지 못한 고독감도 겪었다. “2009년 전북에 처음 입단한 뒤 숱한 영광이 있었다. 주장 첫 시즌에 우승도 해봤고, 지도자(코치)로도 정상에 올라봤다. 감독은 다르더라. (취임) 직전 4년 연속 우승을 했는데, 흐름을 잇지 못하면 실패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순간순간이 위기와 역경이었지만, 치명타는 지난해 5월 K3리그 양주시민구단에 승부차기로 패해 FA컵 8강 진출에 실패했을 때였다. 김 감독은 “위축됐고 암담했다. 내가 전북을 실패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지 많이 두려웠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성공적인 감독 데뷔 시즌이었다. ‘공공의 적’이라는 이미지도 담담히 받아들일 여유가 생겼다. “숱한 견제를 이겼다. 모두가 우리를 잡겠다고 달려들었어도 성공했다. ‘공공의 적’은 팀의 위상이 올라갔음을 의미한다. 울산이 좋은 팀이지만, 챔피언은 전북이었다. 울산이 못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더 잘해 우승했다.”

새 시즌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우승이라는 성과로 얼마간 여유도 생겼으나, 여전히 배가 많이 고프다. “5연패는 어제 내린 눈이다. 기대치가 올라갔다. 하고픈 축구를 선보이지 못했다.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지난해 경기당 2골을 목표로 했는데 부족했다. 화끈하고 강한 축구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츠동아DB


착실히 전력을 보강 중이다. 젊고 유능한 자원들이 신선함을 더하고 있다. 김 감독은 “베테랑들과 영건들을 고루 데려와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 바꿔가려고 한다”며 “울산과 양강 체제도 깨질 수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 대구FC, 김천 상무 등 모두가 노력 중이다. 우승 확률은 분산됐으나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표는 뚜렷하다. 우승, 그것도 최대한 많은 트로피를 얻고 싶다. 쉽진 않겠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전북은 조세 모라이스 전 감독(포르투갈) 시절인 2020시즌 리그와 FA컵을 동반 석권한 바 있다. 새 시즌에는 좀처럼 닿지 않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또 도전할 참이다.

“시즌을 소화하다보면 힘 조절이 쉽지 않다. 스쿼드 배분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특유의 DNA가 있다. 중요한 순간, 위기에서 더 강해진다. 어려움에 봉착하면 서로가 ‘남 탓’을 하는 법인데, 전북은 다르다. 고참들이 자신의 역할을 찾아내고, 더 뛰고 솔선수범하면서 분위기를 띄운다.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쫓기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상대다. 내 진짜 시험대는 올해다. 더 간절히 준비하겠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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