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대표 지략가’ 김기동 감독, “‘포항 축구 매력 있네!’란 소리 듣고파” [캠프인터뷰]

입력 2022-01-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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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김기동 감독이 17일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의 전지훈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포항 김기동 감독이 17일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의 전지훈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포항 스틸러스는 매년 기대를 뛰어넘는 선전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2019시즌과 2020시즌 각각 K리그1(1부) 4위와 3위에 올랐고, 2021시즌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오르며 저력을 발휘했다. 그 중심에는 K리그를 대표하는 지략가 김기동 감독(50)이 있다. 열악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동안 배출하지 못했던 국가대표선수들 역시 김 감독이 만들다시피 했다. 동계훈련이 한창인 서귀포에서 만난 김 감독은 “팬들이 봤을 때 ‘역시 포항 축구는 매력 있어’라고 말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시행착오 끝에 찾은 해답
포항은 2021시즌 미드필더 이승모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가짜 9번’ 전술로 큰 재미를 봤다. 초반에는 삐걱거렸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력해져 ACL 준우승이란 성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의 전술철학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팀에 있는 선수들을 활용해 가장 강한 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새로운 전술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선수 구성, 시간적 여유가 따라주지 않는다”는 그는 “기존의 큰 틀은 유지하되 새로운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7일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의 전지훈련에서 포항 선수들이 전술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7일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의 전지훈련에서 포항 선수들이 전술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매년 시행착오를 겪으며 답을 찾아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올해는 상무에서 전역한 허용준, U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유스 출신 정성호가 있다. 최전방에 어떤 선수가 서야 좋을지 계속 맞춰볼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가능성을 보는 눈
선수들의 능력을 발굴하고 만개하도록 해주는 것도 김 감독의 강점이다. K3리그에서 뛰던 박승욱을 영입해 최고의 풀백으로 만들었고, 은퇴 기로에 있던 임상협을 K리그 베스트11 윙어로 거듭나게 했다. 그는 “지금은 잘 안 풀리지만, 기량을 잘 펼칠 수 있는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다”며 “결국은 심성이 바른 선수들, 쓴 소리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선수들이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2022시즌 준비를 시작한지 2주를 넘긴 시점이지만, 벌써 선수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아챘다. 김 감독은 “전남 드래곤즈에서 영입한 박찬용 같은 경우엔 처음 감독을 맡았을 때도 눈여겨봤었다”며 “이번에 영입하고 보니 탄력이 굉장히 좋고, 발 기술도 탁월해서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17일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의 전지훈련에서 포항 선수들이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7일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의 전지훈련에서 포항 선수들이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포항이라는 자부심 ‘스틸러스 정신’
포항의 레전드 선수였던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시즌 중에도 ‘스틸러스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스틸러스 소속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팬들이 ‘족보 없는 축구는 가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우리는 족보가 있고, 전통이 있는 팀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포항이라는 팀에 속해있는 것 자체로 영광이라는 생각, 소속감을 갖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창하진 않지만 그에 걸맞은 목표를 내걸었다. 김 감독은 “리그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면 거창하다고 하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다만 선수들이 재밌게 축구를 하며 팬들이 ‘역시 포항은 다르다. 매력 있다’는 말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귀포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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