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와 함께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 ①쇼트트랙과 스포츠과학의 힘

입력 2022-0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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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에서 장비가 기록에 끼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쇼트트랙 유니폼은 착용 장비에 기술적인 요소가 가미된 부분. 사진제공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쇼트트랙에서 장비가 기록에 끼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쇼트트랙 유니폼은 착용 장비에 기술적인 요소가 가미된 부분. 사진제공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대한민국 쇼트트랙스케이팅은 1992알베르빌동계올림픽부터 2018평창동계올림픽까지 금메달 24개를 획득해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쇼트트랙에선 넘어질 듯 자세를 낮춰 빠른 속도로 곡선을 주행하고, 순식간에 순위가 뒤바뀌는 등 수많은 경합과 순위다툼이 펼쳐진다. 그야말로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종목이다. 100분의 1초, 1000분의 1초 차이로 순위와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만큼 쇼트트랙에서 스포츠과학은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둔 지금, 쇼트트랙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포츠과학은 어떤 역할을 할까.

빙판을 지배하는 유니폼 및 장비의 과학
쇼트트랙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은 스포츠과학의 산물이다. 유니폼의 역할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경기력 향상이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경기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단순히 신체에 달라붙는 형태로 유니폼을 제작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체형으로 유니폼을 디자인하고,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 선수들의 허리가 들리지 않고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니폼 형태를 ‘ㄱ’ 형태로 제작하기도 한다.

쇼트트랙 선수들의 유니폼을 자세히 살펴보면, 특정 부위(팔, 다리 등)에 미세한 돌기 또는 홈이 있는 소재를 사용한다. 미세한 홈은 난류로 인한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골프공의 딤플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유니폼의 허벅지 안쪽처럼 마찰이 많은 부위에는 신축성이 강하고 부드러운 마찰방지 패드를 부착한다. 선수의 원활한 움직임을 돕고 폭발적으로 스피드를 낼 수 있는 기반이다.

두 번째는 선수를 보호하는 역할이다. 쇼트트랙 종목의 가장 큰 특징은 경합 여부다. 경기 중 순위싸움을 위한 경합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많은 선수가 미끄러져 넘어진다. 또 날카로운 스케이트 날에 의한 부상에도 노출된다. 쇼트트랙 유니폼에는 부상방지를 위한 특수한 방탄 소재가 가미된다. 전신방탄 또는 부분방탄으로 제작한다.

쇼트트랙 경기 분석 장면…주요 선수들의 스타트 장면을 분석을 통해서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쇼트트랙 경기 분석 장면…주요 선수들의 스타트 장면을 분석을 통해서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이밖에도 쇼트트랙에선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스케이트 날에 의한 상해를 예방하기 위해 유선형의 통풍구가 없는 헬멧을 착용한다. 또 특수한 장갑을 착용하는데, 일명 ‘개구리 장갑’이라 불린다. 장갑은 곡선구간 주행 시 빙판에 손을 짚는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 장갑 끝부분에 에폭시 수지를 부착한다. 손끝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스케이트 날도 과학적 원리를 고려해 제작된다. 선수들의 곡선주행을 고려해 날이 안쪽으로 미세하게 휘어져있고, 밑창 왼쪽에 치우치도록 설계됐다. 곡선주행 시 얼음과 접촉으로 인한 마찰력을 최소화해 마찰력을 줄이는 동시에 부드럽게 주파하도록 도움을 준다.

쇼트트랙 현장의 노력과 스포츠과학 지원의 접목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쇼트트랙 경기력 향상을 위해 이영석 코치를 비롯한 대표팀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원하고 있다.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위해 연일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부상을 방지하고 효율적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주기적인 컨디셔닝 정보에 관한 측정 및 분석과 적절한 회복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컨디셔닝 정보는 하루의 훈련 전·중·후 여러 차례에 걸쳐 젖산, 산소포화도, 운동자각도,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젖산 수치는 당일의 운동강도를 추정하고 피로물질의 축적 등을 살피는 객관적 지표로 활용된다. 주로 강한 훈련에 의해 산소공급이 부족하면 근육에서 무산소성 에너지 생성과정이 촉진됨에 따라 혈중 젖산 농도가 높아진다. 동일한 훈련을 하더라도 선수간 젖산 수치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젖산 분석을 통해 훈련 직후 선수 개인에 대한 젖산 반응과 훈련 전·후의 젖산 회복률을 토대로 선수와 지도자에게 강도 조절의 근거를 제공한다. 선수와 지도자는 이런 정보를 토대로 훈련의 방향과 강도를 조절하며, 체력관리에 힘쓴다.

효과적 회복 및 컨디션 관리를 위해 고산소 회복 처치, 초저온 회복 처치와 같은 과학적 장비도 활용하고 있다. 고산소 회복 처치는 수심 5m 가량의 압력과 함께 100% 산소를 주입하는 이동형 챔버를 사용한다. 한 번 처치 시 30¤90분간 편안히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형태로 진행하는데, 고산소 회복 처치를 통해 효과적인 피로물질 제거와 산소포화도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초저온 회복 처치는 전문장비를 사용해 ¤110¤-180℃까지 3분간 전신을 급속 냉각해 근손상을 최소화하고 피로물질 제거 등을 도우며, 효과적인 회복 및 컨디션 관리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장 이진석 체육학 박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장 이진석 체육학 박사


주요 경쟁국가 선수들에 대한 경기분석도 지원하고 있다. 경기분석과정은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 연구위원, 분석연구원, 대표팀 지도자, 쇼트트랙 전력분석관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최근 열린 주요 대회 경기영상을 기반으로 면밀히 경기분석을 진행해 선수와 지도자에게 스타트 구간의 특징, 접촉에 의한 실격 상황 등에 관한 직관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전술·전략 수립을 돕고 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장 이진석 체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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