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팅 종목들은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신고 경기를 펼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더불어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과 달리 맨몸으로 수행하는 종목이 전무하다. 이 때문에 동계스포츠 선수들의 장비 속에 숨은 과학적 원리는 중요하다. 빙상 종목 선수들이 착용하는 스케이트의 블레이드 역시 동계스포츠의 과학적 원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대한민국은 전통적으로 쇼트트랙 강국이다. 쇼트트랙은 말 그대로 짧은 트랙에서 순위를 다투는 종목으로, 약 111m의 트랙을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며 경쟁한다. 주행 코스의 48% 가량이 곡선 주로로 이뤄져 있으며, 곡선 주로를 얼마나 잘 달리느냐가 관건이다.
쇼트트랙에 사용되는 블레이드는 이 같은 종목적 특성을 고려해 제작됐다. 곡선 주로를 많이 주행하는 쇼트트랙 선수들은 몸을 트랙 안쪽으로 기울여 원심력을 극복한다. 이 때문에 쇼트트랙의 블레이드는 안쪽으로 미세하게 휘어져 있고, 밑창의 왼쪽에 치우치도록 설계됐다. 또 블레이드의 중앙 부분을 양끝보다 볼록하게 설계해 곡선 주로 주행 시 얼음과 접촉으로 인한 마찰력을 최소화한다. 이런 블레이드의 변화, 성형은 쇼트트랙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스포츠과학의 산물이다.
반면 스피드스케이팅의 블레이드는 쇼트트랙과는 또 다른 과학적 원리를 갖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400m의 트랙에서 기록으로 겨루는 종목이다. 직선 주로가 쇼트트랙보다 길다. 따라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직선 주로에서 스피드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사용되는 블레이드는 폭이 얇고 날렵하며, 일자로 곧게 뻗어있다. 이는 얼음과 접촉면을 고르게 해 추진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블레이드의 클랩 구조 또한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클랩 구조로 인해 스피드스케이팅의 블레이드는 스케이트와 완전히 고정되지 않아 뒷굽을 들면 블레이드의 뒷부분과 스케이트가 분리된다. 이런 구조는 선수가 얼음판을 밀어낼 때 블레이드가 끝까지 바닥을 디뎌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줘 가속을 증가시키고, 스피드를 극대화시킨다. 실제 기록적 측면에서도 클랩 구조의 탄생 전후로 스피드스케이팅의 속도는 3~5% 가량 증가했다.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선수들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과 더불어 우리나라 동계올림픽의 효자 종목이다. 1992알베르빌동계올림픽에서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안겨준 김윤만의 등장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2010년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같은 세계적 선수들을 배출했다. 이들 세 선수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하며 단숨에 한국의 주력 종목으로 떠올랐다.
2018평창동계올림픽부터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이 대표팀 훈련 과정에 스포츠과학을 지원하고 있다. 남자 매스스타트 이승훈의 금메달을 포함해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데 기여했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펼쳐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최된 스포츠이벤트가 그러하듯 베이징동계올림픽 역시 출전선수들뿐 아니라 지원인력의 입장에서도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을 막으면서도 경기력 향상을 도와야 한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또한 쉽지는 않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은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의 요청에 따라 체력훈련과 영상분석 등을 지원했다. 웨이트트레이닝 및 부상예방을 돕기 위해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제공했는데, 특히 새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어린 선수들을 대상으로는 웨이트트레이닝 교육 및 모니터링도 실시했다.
빙상훈련이 시작된 뒤에는 대표팀 영상분석관과 협의해 실시간 영상 제공 프로세스를 갖추고, 트랙의 여러 각도에서 훈련영상을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지도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가능하게 했다. 또 선수별 훈련영상을 제공하고, 단거리 종목 선수들을 대상으로는 스타트 동작에 대한 영상분석을 통해 최적의 스케이팅 방법과 기록단축 전략 등도 제시했다. 경쟁국 주요 선수들의 경기영상도 확보해 제공했다.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베이징 현장 지원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진천선수촌 스포츠과학센터 내에 비대면 종합상황실 구축을 준비 중이다. 비대면 종합상황실에선 선수의 요청이 있을 시 영상통화 등의 방법으로 개인훈련 및 회복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심리상담도 가능하다. 올림픽 중계방송 및 유튜브 스트리밍 영상 등을 모니터링해 경쟁국 주요 선수들의 정보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KISS) 스포츠과학연구실 이온 연구위원(체육학 박사)
대한민국은 전통적으로 쇼트트랙 강국이다. 쇼트트랙은 말 그대로 짧은 트랙에서 순위를 다투는 종목으로, 약 111m의 트랙을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며 경쟁한다. 주행 코스의 48% 가량이 곡선 주로로 이뤄져 있으며, 곡선 주로를 얼마나 잘 달리느냐가 관건이다.
쇼트트랙에 사용되는 블레이드는 이 같은 종목적 특성을 고려해 제작됐다. 곡선 주로를 많이 주행하는 쇼트트랙 선수들은 몸을 트랙 안쪽으로 기울여 원심력을 극복한다. 이 때문에 쇼트트랙의 블레이드는 안쪽으로 미세하게 휘어져 있고, 밑창의 왼쪽에 치우치도록 설계됐다. 또 블레이드의 중앙 부분을 양끝보다 볼록하게 설계해 곡선 주로 주행 시 얼음과 접촉으로 인한 마찰력을 최소화한다. 이런 블레이드의 변화, 성형은 쇼트트랙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스포츠과학의 산물이다.
반면 스피드스케이팅의 블레이드는 쇼트트랙과는 또 다른 과학적 원리를 갖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400m의 트랙에서 기록으로 겨루는 종목이다. 직선 주로가 쇼트트랙보다 길다. 따라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직선 주로에서 스피드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사용되는 블레이드는 폭이 얇고 날렵하며, 일자로 곧게 뻗어있다. 이는 얼음과 접촉면을 고르게 해 추진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블레이드의 클랩 구조 또한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클랩 구조로 인해 스피드스케이팅의 블레이드는 스케이트와 완전히 고정되지 않아 뒷굽을 들면 블레이드의 뒷부분과 스케이트가 분리된다. 이런 구조는 선수가 얼음판을 밀어낼 때 블레이드가 끝까지 바닥을 디뎌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줘 가속을 증가시키고, 스피드를 극대화시킨다. 실제 기록적 측면에서도 클랩 구조의 탄생 전후로 스피드스케이팅의 속도는 3~5% 가량 증가했다.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선수들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과 더불어 우리나라 동계올림픽의 효자 종목이다. 1992알베르빌동계올림픽에서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안겨준 김윤만의 등장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2010년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같은 세계적 선수들을 배출했다. 이들 세 선수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하며 단숨에 한국의 주력 종목으로 떠올랐다.
2018평창동계올림픽부터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이 대표팀 훈련 과정에 스포츠과학을 지원하고 있다. 남자 매스스타트 이승훈의 금메달을 포함해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데 기여했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펼쳐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최된 스포츠이벤트가 그러하듯 베이징동계올림픽 역시 출전선수들뿐 아니라 지원인력의 입장에서도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을 막으면서도 경기력 향상을 도와야 한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또한 쉽지는 않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은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의 요청에 따라 체력훈련과 영상분석 등을 지원했다. 웨이트트레이닝 및 부상예방을 돕기 위해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제공했는데, 특히 새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어린 선수들을 대상으로는 웨이트트레이닝 교육 및 모니터링도 실시했다.
빙상훈련이 시작된 뒤에는 대표팀 영상분석관과 협의해 실시간 영상 제공 프로세스를 갖추고, 트랙의 여러 각도에서 훈련영상을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지도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가능하게 했다. 또 선수별 훈련영상을 제공하고, 단거리 종목 선수들을 대상으로는 스타트 동작에 대한 영상분석을 통해 최적의 스케이팅 방법과 기록단축 전략 등도 제시했다. 경쟁국 주요 선수들의 경기영상도 확보해 제공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KISS) 스포츠과학연구실 이온 연구위원(체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