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열린다. KIA로 트레이드 된 박동원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겨울부터 물밑 협상을 벌여 온 포수 박동원(32) 트레이드를 24일 최종 합의했다. 박동원이 KIA 유니폼을 입는 대신 키움은 ‘내야수 김태진(27)+2023년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현금 10억 원’을 받는다.
지난 겨울부터 이번 봄까지 최소 두 번 이상은 불발됐던 이 트레이드는 어떻게 성사될 수 있었을까. 과정을 처음부터 살펴보면 복잡한 사연이 숨어 있다.
박동원의 트레이드 얘기가 먼저 나온 건 2021시즌이 끝난 직후였다. 키움은 박동원을 비롯해 이지영, 김재현 등이 선발투수들을 나눠 맡는 포수 분담제를 실시하는 팀이다. 2022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박동원은 포수 출전 시간이 적으면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박동원은 포수로 꾸준히 출전하고 싶은 의사와 함께 트레이드도 괜찮다는 의사를 키움 구단에 전했다.
선수의 요청도 있었던 만큼 키움은 트레이드에 적극 나섰다. 포수 보강을 원한 KIA가 키움에 꽤나 세부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트레이드가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 겨울에도 KIA가 제시한 조건은 이번에 성사된 ‘김태진+신인 2라운드 지명권+현금 10억 원’이었다. 성사 막바지 단계에서 갑자기 키움이 트레이드 의사를 철회했다. 당시 키움은 FA 시장에서 박병호(36·현 KT 위즈)를 잡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키움이 팀 중심 선수의 연이은 이탈을 부담스러워 한 탓이었다.
무산되는 듯 했던 이 트레이드는 이후 한 차례 이상 더 논의된 뒤 지난 23일 급물살을 탔다. 양 측의 조건은 이전과 같았다. KIA는 포수 보강이 절실했고, 키움은 박동원에게 포수 출장을 많이 보장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양 팀은 24일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현금 10억 원이 조건에 포함된 만큼 트레이드를 최종 승인하는 KBO는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KBO는 “KIA와 키움의 트레이드 요청은 세부 내용을 신중히 검토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히어로즈는 2018년에 트레이드 뒷돈 거래 파문으로 인해 현금 트레이드를 진행할 시 KBO로부터 각고의 주의를 받고 있다.
KBO가 정상 승인한다는 가정 하에 KIA는 이틀간의 트레이드로 전력을 확실히 보강하게 됐다. KIA는 23일 한화 이글스로 우완 이민우(29)와 외야수 이진영(25)을 내주고, 우완 김도현(22·개명 전 김이환)을 데려오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