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천위페이 꺾은 안세영…“7전패 동안 지기만 한 게 아니야”

입력 2022-07-12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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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7전패를 하는 동안 생각 없이 지기만 하지는 않았다.”


‘7전8기’로 천적 천위페이(중국·세계랭킹 4위)를 꺾고 말레이시아 마스터즈 정상에 올랐다. 강자로서 자존심을 내세우기에 앞서, 도전자의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한국 셔틀콕의 미래’ 안세영(20·삼성생명)은 담담하면서도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우승 소감을 털어놓았다.


세계랭킹 3위 안세영은 최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벌어진 말레이시아 마스터즈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결승전 상대는 그 전까지 7전패로 크게 뒤졌던 천위페이라 이번 우승의 기쁨은 두 배였다.
당초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경기였지만 안세영은 38분 만에 세트스코어 2-0(21-17 21-5) 완승을 거뒀다. 앞서 열린 아이리스 왕(미국)~줄리 야콥센(덴마크·이상 2-0 승)~랏차녹 잇타논(태국)~그레고리아 툰중(인도네시아·이상 2-1 승)과 맞대결도 모두 1시간 이내(평균 46분)로 마무리하며 압도적 경기력을 뽐냈다.


소속팀 사령탑인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도 “그동안 (안)세영이가 코트 장악력이나 높이 면에서 강점을 가졌지만, 스피드가 처져 공격력은 수비력에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경기에선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나선 게 주효했다. 공격력만 보강하면 세계 최정상의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점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 울렁증’을 극복하면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랭킹 1위·상대전적 5승7패)와 타이추윙(대만·세계랭킹 2위·2승1패)은 물론 ‘제2의 천적’ 허빙자오(중국·세계랭킹 9위·0승4패)도 넘어설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낳았다.


11일 귀국한 그는 14일부터 전남 해남 우슬체육관에서 열리는 협회장기대회 출전을 위해 12일 버스에 몸을 실었다. 피로가 가시지 않았지만, 이번 우승의 기세를 이어나갈 생각으로만 가득하다.


천위페이와 맞대결 승리에 대해 안세영은 “7번을 졌지만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패하기만 한 건 아니다. 상대와 나 자신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기술과 전략 면에서 변한 건 없었다. 그저 나 자신을 믿었고, 경기에서 승리한 뒤 믿어지지 않아 잠을 설쳤다”고 밝혔다. 향후 목표에 대해선 “그저 매 대회, 경기, 세트, 점수에만 집중할 뿐”이라면서도 “세계랭킹 1위는 물론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도 정상을 노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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