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정경호 감독대행.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창단 후 최대 위기를 맞은 성남FC가 반전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초보 사령탑임에도 빠르게 팀을 재정비한 정경호 감독대행(42)의 힘이 느껴진다.
K리그1(1부) 생존에 도전하는 성남은 최근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신상진 성남시장 취임 이후 매각·해체·연고이전설이 돌고 있다. 팀 순위는 3월 중순 이후 줄곧 최하위인 12위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최근 행보를 보면 희망을 가질 만하다. 김남일 전 감독이 사퇴한 뒤 정 대행 체제에서 수원FC(2-1 승)~울산 현대(2-0 승)를 연파했다. 6승6무17패, 승점 24로 10위 김천 상무(6승10무13패), 11위 대구FC(5승13무11패·이상 승점 28)와 간격을 바짝 좁혔다. 성남이 7일 대구 원정에서도 승리한다면 이들 3개 팀의 강등권 싸움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정 대행의 지도력에 눈길이 간다. 특히 4일 울산전 맞춤전술과 적절한 선수교체 타이밍 등 여러 방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경기 후 정 대행은 “선수들이 준비한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결과까지 챙겨서 희열을 느낀다”며 “상대가 잘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코치 시절부터 전술가의 면모를 보였지만, 감독으로서 선수단을 통솔하는 능력은 새로운 발견이다. 정 대행은 최근 전폭적 지지를 보내주는 팬들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제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아주 큰 게 아니라 사소한 것에 감동을 받는 법이다. 한 발이라도 더 뛰고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 정경호 감독대행(왼쪽).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개별 면담을 통해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내고 있다. 부주장인 미드필더 김민혁은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과 잦은 포지션 변화로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정 대행과 면담 후 헌신적 플레이를 펼치고 있고, 공격수로 나선 울산전에선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스포츠동아와 만난 김민혁은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은 미드필더”라면서도 “감독대행님이 팀 승리를 위해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멀티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감독으로선 초보지만, 코치로서 쌓은 탄탄한 경험은 성남의 반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비교적 이른 32세에 은퇴한 뒤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정 대행은 “그간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하우를 쌓고, 철학이 됐다. 실패했을 때 어떤 게 문제구나 돌아보기도 했다. 선수들이 어떤 것을 원하고, 하고 싶어 하는지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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