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 키움 이정후, KT 박병호, 삼성 피렐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타점은 해결사 본능과 클러치 능력을 설명하는 지표이기에 많은 타자들이 욕심을 내는 타이틀이다. 5일을 기준으로 올 시즌 타점왕 후보군은 김현수(34·LG 트윈스),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6·KT 위즈), 호세 피렐라(33·삼성 라이온즈)의 4명이다. 김현수가 94타점으로 선두다. 이정후, 박병호, 피렐라는 나란히 91타점으로 공동 2위다. 85타점의 5위 나성범(KIA 타이거즈)도 잠재적 후보군이지만, 상위 4명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 누가 타이틀을 차지하든 그 자체만으로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구단 첫 타점왕, 놓칠 수 없는 김현수
김현수는 LG 구단 역사상 첫 타점왕에 도전한다. LG의 전신 MBC 청룡 시절을 포함해도 소속선수가 타점왕에 오른 사례는 없었다. 올 시즌 타율(0.274)은 통산 기록(0.316)에 미치지 못하지만, 22개의 홈런 중 무려 15개(68.2%)를 2점포(6개)와 3점포(9개)로 장식하며 타점을 쓸어 담았다. 경쟁자들보다 많은 경기를 남겨둔 점도 유리한 요소다. 본인에게도 첫 번째 타점왕 타이틀이라 놓칠 수 없다.
●이정후의 진화, 타점왕으로 방점?
이정후는 데뷔 시즌(2017년)부터 탁월한 콘택트 능력을 자랑했다. 이 때부터 무서운 타자로 꼽혔지만, 장타력까지 장착한 2020년 두 자릿수 홈런(15개)에 101타점을 올리며 해결사 본능까지 뽐냈다. 올 시즌에는 20홈런-100타점도 가능한 페이스라 상대 투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데뷔 첫 타점왕 등극은 그가 완벽한 타자로 진화했다는 증거이기에 그만큼 의미가 크다.
●박병호, 에이징커브 우려 딛고 타점왕?
박병호는 지난 2년간(2020~2021년) 타율 0.226, 41홈런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2년 연속 20홈런을 치긴 했지만, 4번타자의 위용은 오간데 없었다. 그러나 KT로 이적한 올해 다시 장타력을 폭발시키며 30홈런을 넘겼고, 타점왕 경쟁까지 펼치고 있다. ‘에이징 커브’에 따른 우려를 딛고 타점왕까지 차지한다면, ‘국민거포’의 명성을 되살릴 수 있다. 그와 별개로 KT의 투자는 이미 성공작이 됐다.
●고군분투한 피렐라, 타점왕으로 보상받나
피렐라는 부진한 팀 성적과 별개로 6월(0.216)을 제외하면 꾸준히 3할 이상의 월간 타율을 작성했다. 팀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전력질주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팀 성적에 따른 아쉬움을 개인타이틀로 조금이나마 보상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 팬들 또한 피렐라가 빈손으로 시즌을 마치길 원치 않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