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혜썽.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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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타자로 봐주세요.”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과 내야수 김혜성(24)의 의견은 일치했다. 중심타선의 4번이라기보다는 그저 선발 라인업의 4번째 타자로 인식됐으면 하는 마음이 강했다.

김혜성은 19일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까지 줄곧 4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홍 감독은 타선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 사이에 김혜성을 집어넣었다. 출루능력이 뛰어난 김혜성을 연결고리로 활용해 이정후와 푸이그의 화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김혜성은 홍 감독의 전략을 100% 수행했다. 준PO 1~3차전에서 13타수 5안타(타율 0.385)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당초 기대한대로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은 물론이고, 득점권에서 적시타까지 터트리며 타선의 무게감을 높였다.

김혜성의 준PO 출전은 사실 장담하기 어려웠다. 정규시즌 막판 손가락 골절상을 입은 그는 9월 말 힘겹게 1군 엔트리에 복귀했으나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는 무리가 따랐다. 손가락 부상에 앞서 다친 다리도 완쾌된 상태는 아니었다.

키움 김혜썽.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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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혜성은 투지를 발휘하고 있다. 3차전까지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공수에 걸친 맹활약으로 팀의 준PO 선전에 큰 힘을 보탰다. 그는 “‘(이)정후의 다음 타자’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그저 4번째 타자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은 못했지만, 그래도 시켜주시면 열심히 해야 한다”며 남다른 의지를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은 KT 박병호와 계속해서 4번타자로 맞대결하고 있다. 김혜성은 “개인적으로 영광”이라며 “박병호 선배는 우리나라의 떠오르는 4번타자고, 존경하는 타자다. 맞대결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겸손히 말했다.

파워로 승부를 걸지 않는 그는 자신만의 장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혜성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아니지 않나. 내가 할 수 있는 야구에 집중하려고 한다. 잘 치고, 주루 플레이도 열심히 해 팀 승리에 최대한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