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이우형 감독(왼쪽), 경남 설기현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안양 이우형 감독(왼쪽), 경남 설기현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단판승부다. 하지만 K리그2(2부) FC안양과 경남FC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안양은 차분한 마음으로 멀리 내다보고 있는 반면 경남은 눈앞의 승리가 중요하다.

안양과 경남은 23일 오후 1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2’ 플레이오프(PO) 단판승부를 벌인다. 이날 승리한 팀은 K리그1(1부) 10위와 26, 29일 홈&어웨이의 승강 PO를 펼친다. 무승부 시 연장전 없이 정규리그 순위가 높은 안양(19승12무9패·승점 69·3위)이 경남(16승8무16패·승점 56·5위)을 제치고 승강 PO에 오른다.

준PO에선 이변이 연출됐다. 경남은 19일 열린 부천FC1995와 준PO에서 모재현의 1골·1도움 활약, 티아고의 극적인 결승골을 앞세워 3-2로 이겼다. 비겨도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단숨에 환희로 바꾸었다. 후반전 골잔치에 가려졌지만, 경남 수비진의 투혼이 인상적이었다. 박재환을 제외한 모든 중앙수비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으나, ‘잇몸’으로 부천의 공세를 막아냈다. 십자인대 부상으로 8월 말에야 복귀한 전천후 수비수 우주성이 센터백으로 나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이민기와 이준재가 버틴 좌우 측면 수비도 탄탄했다.

경남은 PO에선 눈앞의 승리만 바라본다. 설기현 경남 감독은 “PO에서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면서도 “부천전처럼 마지막에 뒤집을 수 있는 게 축구다”고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안양에 몸담았던 모재현은 “극장골로 PO에 올라가 안양을 만나게 됐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면 안양도 경남 앞에서 위축될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안양은 차분히 PO는 물론 승강 PO까지 준비 중이다. 이우형 안양 감독은 15일 경남과 정규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16일 K리그1 수원 삼성-수원FC전을 관전했다. 승강 PO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수원 삼성의 전력을 탐색하기 위해서였다. 19일에는 부천을 찾아 준PO에서 경남의 기적 같은 승리를 목격했다.

경남에 비해 체력적 여유가 있지만, 안양은 결코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이 감독이 준PO에서 경남의 기적 같은 승리를 직접 본 만큼 ‘비겨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더욱이 안양에는 지난해 PO에서 하위팀이었던 대전하나시티즌에 덜미를 잡힌 쓰라린 기억이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