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프리츠의 힘, 감당 안 됐다” ATP 파이널스 첫판 완배 시인

라파엘 나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라파엘 나달(세계2위·스페인·36)이 완패를 인정했다.

나달은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실내경기장 팔라 알피투어에서 열린 2022 니토(Nitto) ATP 파이널스 단식 그린그룹 경기에서 테일러 프리츠(9위·미국·25)에 0-2(6<3>6-7, 1-6)로 완패했다. 나달은 캐스퍼 루드(4위·노르웨이·23),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6위·캐나다·22)과의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준결승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ATP 파이널스는 연간 랭킹 포인트 상위 8명이 출전하는 ‘왕중왕’ 대회다. 4명씩 2개 그룹(그린과 레드)으로 나뉘어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예선전을 치른 후 각 그룹 1·2위가 준결승에 올라 결승 진출자를 가린다.

나달은 랭킹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19)의 부상 결장으로 인해 1번 시드를 받았다. 하지만 떨어진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그는 지난 9월 US오픈 단식 16강에서 탈락한 이후 2개월가량 코트를 떠나 있었다. 파리 마스터스를 통해 투어에 복귀했지만 지난 2일 첫 판에서 져 탈락했다. 이날 US오픈 이후 2번째 공식전을 치렀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나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했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이번 경기의 핵심은 내가 수세적 위치, 그가 공세적 위치에 있었다는 점이다. 부상에서 복귀할 때마다 첫날부터 정상급 선수와 겨루는 게 일반적이진 않다. 하지만 마스터스 1000시리즈 그리고 ATP파이널스가 복귀 무대라면 그런 일(첫판에서 톱 플레이어 상대)이 일어난다.”

테일러 프리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나달은 프리츠의 경기력이 자신보다 나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강서브에 고전했다고 설명했다.
“프리츠가 경기를 대단히 잘 했다. 나는 그의 힘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런 종류의 표면(실내 하드코트)에서 경기를 매우 잘 해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 전술에 관해 생각할 틈이 없다. 시간이 없다. 정말 빨리 진행된다. 프리츠처럼 서브를 넣으면 경기 내내 부담이 된다. 누군가 그런 식으로 서브를 넣을 때 리턴 된 모든 공은 그에게 기회가 된다. 그가 잘 했고, 내가 부족했다.”

나달은 비록 첫 판에서 패했지만 여전히 생애 첫 ATP파이널스 우승 기회가 있다. 앞서 열린 그린 그룹 첫 번째 경기에선 루드가 알리아심을 꺾었다. 나달은 2차전에서 알리아심, 3차전에서 루드를 차례로 만난다. 나달은 이들과의 상대전적에서 모두 앞서 있다. 알리아심과는 2승 무패, 루드와는 1승 무패다. 참고로 프리츠와는 2승2패가 됐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