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왼쪽), LG 이관희. 스포츠동아DB
LG는 1옵션 외국인선수로 활약했던 아셈 마레이(31)의 부상 이탈로 전력누수가 발생했다. 대체선수 레지 페리(23)를 선발했지만 마레이만큼 공·수에서 활약해줄지 미지수다. SK는 상승세다. 정규리그 6라운드 9전승에 이어 전주 KCC와 6강 PO(5전3선승제)도 3연승으로 마쳤다.
외국인선수 변수를 안은 LG는 정규리그 SK전에서 강했던 이관희(35)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정규리그 막판 대활약으로 국내선수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김선형(35)과 맞대결이 주목받는 이유다.
LG는 이번 시즌 로테이션의 폭을 넓히며 선수 한두 명에 의존하는 플레이에서 탈피했다. LG가 SK를 상대로 로테이션을 달리 운영한 것은 아니지만, 유독 이관희가 눈부셨다. 이관희는 SK전 6경기에서 평균 17.0점을 뽑았다.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이었다.
이관희가 20점을 찍은 2차례 홈경기에선 모두 LG가 이겼다. SK 가드진에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지만, 이관희를 봉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마레이가 없는 만큼 SK가 4강 PO에선 정규리그와 다른 수비를 펼칠 수도 있다. 이관희가 정규리그 SK전만큼의 활약을 PO에서도 보여준다면 LG의 승산도 높아질 수 있다.
김선형은 LG에 아주 강하진 않았다. 정규리그 1라운드에선 조기에 승부가 결판나 많이 뛰지 않았다. 3라운드에는 25분여를 소화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5·6라운드에선 페이스를 끌어올려 명성대로 활약했다. LG전 평균득점은 15.5점으로 시즌 개인 평균득점(16.3점)을 밑돌았다.
김선형은 정규리그 막판부터 자신의 득점뿐 아니라 동료들의 득점을 지원하면서 SK의 12연승을 주도했다. 6강 PO 3경기에선 평균 14.3점·10.3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이룰 정도로 펄펄 날았다. SK 공격의 축은 김선형과 자밀 워니(29)의 2대2 플레이인데, 정규리그 팀 최소실점을 기록한 LG를 곤혹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이관희와 김선형 모두 기술과 득점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승부처에서 팀을 이끄는 리더의 역량도 겸비하고 있다. 김선형은 6강 PO를 마친 뒤 4강 PO 승부처에서 ‘이관희 타임’을 막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충분히 쉬면서 재충전한 이관희가 4강 PO에서 김선형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