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이에 AC 밀란은 엘라스 베로나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 후 이브라히모비치에 작별을 고하는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것이라고 이미 예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브라히모비치는 행사 후 기자 회견에서 이날 은퇴 발표를 아무도 몰랐다고 밝혔다.
“제가 발표할 때 모든 사람이 동시에 듣기를 원했기 때문에 가족조차도 몰랐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경기가 끝나고 산 시로에서 퇴장할 때 동료들로부터 ‘가드 오브 아너’ (선수들이 양쪽으로 도열해 박수를 쳐 주는 의식)를 받았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축구와는 작별을 고할 때가 왔지만 여러분과는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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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라히모비치는 두 차례 밀란 유니폼을 입고, 163경기에서 93골을 넣었다. 고향 클럽인 말뫼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아약스(네덜란드), 유벤투스, 인터밀란(이상 이탈리아),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거쳐 2011년 AC밀란에 입단했다. 2012년 다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으로 이적한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LA 갤럭시(미국)에 이어 2019년 AC밀란에 복귀했다. 프로 통산 637경기에서 405골을 기록했다. 스웨덴 국가대표로도 122경기에 출전해 62골을 넣었다.
그는 인터 밀란에서 3번, AC밀란에서 2번 세리에A 우승을 경험했고 프랑스 리그1에서 4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번 리그 정상에 오르는 등 우승 트로피를 다수 수집했다.
지난 3월 41세 166일의 나이에 우디네세를 상대로 골을 넣어 세리에 A 최고령 득점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작년 무릎 수술이후 이번 시즌에는 단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전날 AC 밀란과의 계약 연장 불발 소식이 전해졌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이 경기장에는 많은 추억과 감정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도착했을 때 여러분은 저에게 행복을 주셨고, 두 번째 도착했을 때는 사랑을 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고, 두 번째 가족인 선수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책임을 맡겨주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드리고, 기회를 주신 구단 간부들에게도 감사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산 시로를 찾은 많은 팬이 그의 이름과 등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던 팀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눈물을 흘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재치있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비가 내리고 있어서 ‘신도 울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킥오프 전부터 경기장 한쪽 끝에 ‘Godbye’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펼쳐지면서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팬들은 이브라히모비치의 이름을 연호했고, 이브라히모비치는 두 손을 하트 모양으로 모으고 서포터즈에게 손 키스를 날리며 눈시울을 붉혔다.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