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규성·황의조·오현규(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취임과 동시에 ‘아시아 정상’을 선언한 클린스만 감독은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질 페루,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엘살바도르와 6월 A매치 2연전을 몹시 특별하게 여긴다. 자신이 직접 보고 뽑은 선수들과 함께 내딛는 ‘사실상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콜롬비아(2-2 무)~우루과이(1-2 패)로 이어진 3월 A매치 2연전과 비교하면 적잖은 폭의 멤버 교체가 이뤄졌으나, 기존 자원이 그대로 남은 포지션도 있다. 최전방이다. 조규성(25·전북 현대)-황의조(31·FC서울)-오현규(22·셀틱)의 ‘삼두마차’로 6월 2연전을 치른다.
첫 술(3월 2연전)은 배부르지 않았다. 가나와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2-3 패)에서 한국축구 최초로 월드컵 단일경기 멀티골을 터트리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쓴 조규성도, ‘원조 킬러’ 황의조도 모두 침묵했다. 등번호 없는 ‘예비 엔트리’로 카타르에 동행했던 오현규도 A매치 마수걸이 골은 신고하지 못했다.
3월 출범한 ‘클린스만호’에선 2명만이 골 맛을 봤다.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이 콜롬비아전에서 멀티골, 중앙 미드필더 황인범(27·올림피아코스)이 우루과이전에서 1골을 뽑았다.
게다가 조규성, 황의조는 K리그1에서 기대치를 다소 밑돌았다. 다행히 최근 침묵을 깼으나, 국가대표 간판 골잡이로는 2% 아쉬움이 남았다. 자연스레 올 시즌 K리그1 17경기에서 10골이나 터트린 주민규(33·울산 현대)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스트라이커는 득점으로 평가받고, 감독 입장에선 (선수가) 매 경기 득점하기를 원하나 대표팀이 염두에 둔 부분이 있다. 경기력이 잠시 좋지 않고, 득점하지 못해도 이들을 돕는 것이 내 역할이다. (다시 뽑은) 3명이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물론 안심할 순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페루전을 하루 앞둔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꾸준히 엔트리는 바뀐다. 6월과 9월 평가전은 물론 아시안컵, 또 월드컵 예선과 본선에서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매 순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함을 강조한 것이다.
황의조와 조규성은 올 여름 유럽의 문을 노크한다. 첫 해외무대 도전인 조규성도,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에서 서울로 단기 임대된 황의조도 간절하다. 임팩트를 남겨야 한다. 폭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오현규의 도약이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 ‘킬러 트로이카’의 행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부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