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고영표. 스포츠동아DB
‘공격적 투구’는 좋은 투수를 가늠하는 기준 중 하나다.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며 불필요한 투구를 줄이고, 수비시간 단축으로 야수들의 집중력을 유지하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그러나 스트라이크를 효과적으로 꽂으려면 탁월한 제구력이 뒷받침돼야 하기에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공격적 투구를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평균자책점(ERA), 승패, 피안타율, 탈삼진 등 주요 투수지표로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세부지표를 통해선 투수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타석당 투구수, 스트라이크 비율, 인플레이 타구 비율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19일까지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23명의 투수들 중 가장 공격적 투구를 펼친 이는 누구일까. KT 위즈 고영표(32)다. 총 투구수(951구)와 타석당 투구수(3.35구)는 가장 적었고, 스트라이크 비율(72.5%)은 가장 높았다. 특히 타석 대비 타구 비율은 무려 80.3%로 압도적이다. 빠르게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해 타자들의 배트를 이끌어냈다는 의미다.
고영표는 사이드암 투수로서 희소성을 지닌 데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낙폭이 워낙 큰 까닭에 좀처럼 타자의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탈삼진이 가장 적지만(43개), 70이닝 동안 볼넷을 8개만 허용한 덕분에 12경기에서 5승3패, ERA 3.34의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땅볼 유도에 자신이 있다는 점도 공격적 투구를 가능케 하는 비결이다. 1.50의 땅볼(93개)/뜬공(63개) 비율과 0.130의 병살타 유도율은 모두 리그 평균(0.98·0.080)을 한참 웃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1년부터는 몸쪽 승부에도 자신감이 붙으면서 한층 더 공격적 투구가 가능해졌다. 내야수들의 능력치에 영향을 받는 측면도 있지만, 장타를 허용할 확률을 낮추고 실점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최고의 무기다. 9이닝당 득점지원이 4.02점으로 하위권임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다.
KT가 상승세를 탄 6월부터는 고영표의 위력도 한층 배가됐다. 2경기에서 2승무패, ERA 2.57을 기록했고, 14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허용했다. 타석당 투구수도 3.63구다. 여전히 공격적 승부를 즐긴다.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무너졌던 4~5월의 힘겨운 시기를 버티면서도 꾸준히 공격적 투구를 펼친 고영표의 뚝심이 빛날 시기가 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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