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서진용. 스포츠동아DB

SSG 서진용. 스포츠동아DB


“한 명만 정해야 한다면 (서)진용이죠.”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이 꼽은 전반기 수훈선수는 단연 마무리투수 서진용(31)이었다. 전반기 37경기에 구원등판해 1승1패25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45로 맹활약했다. 선발-불펜의 불균형이 심했던 SSG에서 악순환을 막은 일등공신이었다. 선발진에선 외국인투수 1명을 교체해야만 했고, 국내선발들 중에선 오원석을 제외하면 로테이션을 꾸준히 돈 투수가 없었다. 자연스레 불펜에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였지만, 서진용이 뒷문을 확실히 잠근 덕분에 최소화할 수 있었다.

당초 SSG의 마무리투수는 우려를 산 자리였다. 지난해에도 김택형(국군체육부대)과 서진용이 번갈아 맡았지만 확고한 카드는 없는 분위기여서 불펜은 줄곧 SSG의 몇 안 되는 약점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올 시즌 서진용은 단순히 그 자리를 꿰찼을 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활약으로 김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전반기 수훈선수로) 한 명을 정해야 한다면 진용이다”며 “사실 시즌에 앞서서는 불펜진이 걱정이었다. 그 중에도 마무리투수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그 점을 잘 해소해줬다. 올 시즌 진용이가 수많은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진용이가 무너지지 않은 덕분에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서진용의 역투에는 김 감독과 조웅천 SSG 투수코치의 관리도 뒷받침됐다. 이들은 서진용의 등판간격, 투구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썼다. 전반기 서진용의 3연투 횟수는 단 1번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해당 3경기에서 각각 투구수 13개를 초과한 적은 없었다. 당시 서진용은 3연속경기 세이브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이런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세이브 적립 페이스는 아주 빨랐다. 지난해 작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 21세이브 기록을 가뿐히 넘더니, 이제는 구단 기록까지 넘보고 있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SK~SSG 소속으로 통산 99세이브를 올린 정대현을 비롯해 조웅천(81세이브), 박희수(79세이브)를 뒤쫓고 있다. 서진용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통산 72세이브째를 챙겼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시즌 끝까지 20세이브는 더 보탤 수 있어 무난히 구단 역대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