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서진용. 스포츠동아DB
“특급 마무리투수들에게 부여되는 숫자라고 봅니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시즌 40세이브 이상을 수확한 마무리투수는 손에 꼽는다. 5명에 불과하다. 최다 기록을 보유 중인 삼성 라이온즈 ‘끝판대장’ 오승환(2006·2007·2011·2021년·4회)을 비롯해 정명원(태평양 돌핀스·1994년), 진필중(두산 베어스·2000년), 손승락(넥센 히어로즈·2013년), 고우석(LG 트윈스·2022년·이상 1회) 등이다.
올 시즌 SSG 랜더스 마무리투수 서진용(31)이 여기에 도전한다. 서진용은 올 시즌 자신의 50번째 등판이었던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34세이브를 달성했다. 세이브는 달성 조건에 점수차, 이닝수, 주자상황 등 여러 요소가 맞물려야 있어 기회가 규칙적으로 찾아오진 않지만, 지금 속도라면 단순 계산으로도 40세이브 이상은 너끈한 흐름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이에 대해 “40세이브는 특급 마무리투수들에게 부여되는 숫자라고 본다. 몸 컨디션만 된다면 40세이브는 달성해야 하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선수에게는 (40세이브가)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지금 우리 팀에 잔여경기도 30여경기로 많이 남은 상태라 이 기간 세이브 기회가 없진 않을 테고, 지금 (서)진용이의 세이브 개수로 볼 때 기회가 충분히 더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서진용의 40세이브 달성을 예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서진용은 올 시즌 독특한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는데,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48에 달하면서도 블론세이브 없이 30세이브를 챙겼을 정도로 순도 높은 세이브 행진을 펼쳐왔다. 이에 김 감독은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 본래 (출루허용) 비율이 조금 있는 편이긴 하지만, WHIP가 높다”며 “그래도 중요할 때 스트라이크를 잘 던져주니 상대가 되는 듯하다. 무엇보다 출루를 허용해도 장타를 거의 맞지 않는 점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 시즌 서진용의 피장타율은 0.277로 매우 낮다. 50이닝 이상 소화한 팀 내 투수들 중 가장 낮다. 리그 전체에서도 최소 6위다. 놀라운 점은 사실상 직구, 포크볼의 투피치로 일관함에도 상대 타자가 알고도 치지 못하는 승부를 펼쳐 장타를 억제한다는 사실이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서진용의 직구 구사율은 51.0%, 포크볼은 48.4%다.
김 감독은 “때로는 ‘패를 보여주고 던지라’고 할 때가 있다. 그게 타자에게 더 혼란을 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서진용은 “내가 등판하는 시점은 포수가 이미 경기 내내 타자들의 반응을 살핀 뒤다. 포수와도 잘 호흡해 ‘구종이 적어도 우리가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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