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배병준. 스포츠동아DB
정관장은 올 시즌 부상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먼저 지난 시즌 우승을 이끈 외국인선수 오마리 스펠맨이 피로골절 부상과 더딘 컨디션 회복으로 팀을 떠났다. 여기에 김경원의 후방 십자인대 파열, 또 다른 외국인선수 대릴 먼로의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쳤다. 아시아쿼터 렌즈 아반도의 허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정관장은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부상 악몽은 EASL을 앞두고도 덮쳐왔다. 아반도는 약 2개월의 재활을 마치고 3일 코트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아반도는 결국 고국 팬들을 위해 8일 서울 SK와 EASL 4강전에 20분41초만을 뛴 뒤 10일 3·4위 결정전에는 결장했다.
베테랑 슈터 배병준(34·191㎝) 역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6일 오전까지 팀 훈련을 소화했지만, 8일 세부로 이동하면서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대회 출전을 장담할 수 없었으나, 10일 뉴타이베이 킹스(대만)와 3·4위 결정전을 앞두고 컨디션이 조금 나아져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배병준 카드를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정관장에 큰 도움이 됐다. 정관장은 초접전 끝에 뉴타이베이를 78-76으로 힘겹게 꺾었다. 외국인선수들의 부진 속에 박지훈(29점·8리바운드)이 팀 공격을 이끈 덕분에 승리를 챙겼다.
배병준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 15분17초만을 뛰었지만, 3점슛 1개를 포함해 5점을 뽑았다. 루즈볼을 잡기 위해 몸을 던지는 등 부상 투혼도 발휘했다. 배병준의 5점이 없었더라면, 정관장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배병준은 경기 후 “3점슛 찬스가 더 있었는데, 몇 개 더 넣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팀이 이겨 3위로 대회를 마무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부상에 대해선 “비행기에서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 담요를 깔고 바닥에 누워있기도 했다. 트레이너 형들과 승무원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세부에 잘 도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관장-뉴타이베이전이 끝난 뒤 이어진 결승에선 SK가 지바 제츠(일본)에 69-72로 져 지난해 초대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