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황성빈. 스포츠동아DB
“(황)성빈이가 결과로 보여준 거죠.”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23일 사직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하위권에 처진 팀 분위기를 바꿔놓은 황성빈(27)에 대해 “남들은 성빈이를 밉상이라고 부를지 몰라도 매 순간 성빈이의 절실함이 잘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성빈이가 뒤에서 노력하는 모습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며 “스프링캠프부터 정말 많이 노력하며 지금 이 기회를 기다린 선수다.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성빈은 부진하던 기존 외야수 김민석이 2군으로 내려간 뒤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선발출장 기회를 얻었다. 이 때부터 롯데의 공기도 달라졌다. 황성빈은 이날 멀티히트(5타수 2안타 1도루)는 물론 폭발적 주루를 앞세워 8연패를 끊는 데 앞장섰다. 21일 사직 KT 위즈와 더블헤더에선 하루 동안 홈런 3개를 터트리며 팀의 최하위 탈출을 이끌었다. 이에 김 감독은 “성빈이가 결과로 보여준 것”이라고 기특해했다.
황성빈은 “지나간 경기는 잊고 (활약에) 취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2022년 1군에 데뷔한 뒤 센세이션을 일으킨 황성빈이지만, 지난해에는 불의의 부상 탓에 주전 자리를 내준 바 있어 한층 신중해졌다. 그는 “내게는 지금 이 침착함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며 “(전)준우 선배도 외야에서 손동작을 아래로 하며 ‘(감정을) 낮추라’고 많이 도와주셨다. 들뜨지 않게 나 스스로도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력과 빠른 발은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남은 것은 수비다. 1군 데뷔 2년차이던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부터 수비훈련에 매달려 실력을 키우기도 했다. 당장은 김 감독으로부터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외야수들과 비교하자면 판단력을 좀더 키울 필요가 있겠지만, 그래도 잘 뛰어다니고 타구를 잘 쫓아가고 있다”는 객관적 평가를 들었다. 이에 황성빈은 “감독님 말씀이 맞다”며 “내가 좀더 집중력을 발휘해 수비에서도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직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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